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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삼더하기일 May 23. 2021

AI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발전하는 거야?

1. 생각보다 긴 AI의 역사

지금 시점에 돌이켜보면 인공지능/AI가 처음 등장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우리 일상 속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기 시작한 게 대략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부터였으니 이제 한 5년이 되었을까? 흔히 기술의 발전에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인공지능이 보여주고 있는 발전 속도는 정말 어마어마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지점에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들 수 있다. 아니 도대체 인공지능은 다른 분야랑은 뭐가 다르길래 이처럼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었던 걸까? 고작 5년 정도의 시간 동안 어떻게 인간 일자리를 위협할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걸까?


AI는 대체 어떻게 이 정도로 빨리 발전하는 거야?


지금에야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연산을 해 인간 이상의 능력을 보여주는 다양한 사례를 상상하고 있지만 사실 10년만 시간을 되돌리더라도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인공지능이라는 말 자체가 지금처럼 자주 나오지는 않았으며 인공지능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시스템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많이 부족했다. 게임을 보아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시점에서 최신 AI 기술이 접목된 컴퓨터를 게임으로 이겨보라고 말하면 사람들이 많이 좌절할테지만 10년 전에만 하더라도 컴퓨터를 상대로 게임을 이겨보라고 하면 정말 쉽게 생각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경험만 놓고 보면 인공지능이 정말 비정상적으로 빨리 성장한 것은 사실인 듯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인공지능의 등장은 그렇게 늦지 않았다. 물론 다른 학문에 비하면 매우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10년~20년 수준 이상의 역사를 인공지능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하게 인공지능 발전은 이상하게 빠르구나 하고 일단락 짓기에는 그 안에도 많은 속 이야기가 존재한다. 물론 어느 정도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이라고 할지라도 최근 추세를 보면 발전 속도가 정말 빠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인공지능 발전을 이야기함에 있어 1. 인공지능의 역사 2. 최신 인공지능 성장의 비결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번 시간에는 우리 생각보다 긴 인공지능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생각보다 AI도 긴 역사를 가지고 있어요! 요즘에만 급격히 성장한 게 아니랍니다.


우리가 인공지능이라는 단어에 익숙해진 게 얼마 되지 않아서 그렇지 사실 인공지능이란 개념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존재했다. 보통 처음으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한 건 1950년대, 정확히는 1956년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상 컴퓨터의 등장과 그 시기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정확히 말하자면, 인공지능은 요 몇 년간 모든 성장을 이룩한 게 아니라 70년 정도 전부터 성장을 위해 꿈틀대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세돌과 알파고로 상징되는 최근 AI 붐 이전에도 무려 두 번이나 AI 붐이 존재했다. 그래서 어떤 학자들은 이를 각각 1차 AI 붐, 2차 AI 붐, 3차 AI 붐 정도로 설명을 하려고 한다.


인공지능 붐의 역사 (출처: 인공지능과 딥러닝, 마쓰오 유타카)


1950년대에 태동한 인공지능은 태어난 지 얼마 안되어 1960년대 정도에 첫 붐을 맞이하게 된다. 그리고 이 붐이 어느 정도 잔잔해지더니 1980년대 즈음 다시 한번 폭발적으로 관심을 가지다가 또다시 기세가 잔잔해졌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2010년대 인공지능 붐이 일어나게 되었고 이것은 제3차 AI 붐이라고도 부른다. 3차 AI 붐에서는 다른 시기와는 달리 인공지능을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론이 연구되었고 그에 따라 이 붐은 도대체가 꺼질 줄을 모르고 있다. 여하튼 중요한 것은 대박을 친 3번째 AI 붐이 있기 전까지 두 번이나 인공지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관심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탐색 트리로 맞이하였던 첫 번째 AI 붐


맨 처음 인공지능은 인간처럼 생각하는 기계를 목표로 정의되었고 연구되었다. 그 방법으로, 컴퓨터라는 기계를 활용한다면 단순 연산 능력에 있어 사람보다 훨씬 우위에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 인공지능을 구현하려 했다. 인공지능을 통해 어떠한 문제를 풀고 싶을 때, 문제를 풀어나가는 단계 별로 가능한 경우의 수를 각각 체크해 볼 수 있고 각각의 단계를 돌입한 결과 최종적으로 원하는 문제를 풀었을 때의 경우를 선택해 정답지로 선택할 수 있다. 이를 탐색 트리라는 방식으로 학술적으로는 설명한다. 이를 통해 미로의 정답을 찾거나, 체스 게임을 구현하는 등 그럴듯한 인공지능의 역할을 어느 정도 구현해내었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큰 문제가 하나 있다. 각 단계 별로 경우의 수를 모두 탐색하려면 기본적으로 모든 상황이 규칙으로 인해 명확하게 정의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세계의 문제들은 그렇지 않다. 명확히 규칙으로 상황이 정의되어 있는 게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단순히 길을 탐색함으로써 풀 수 없는 문제도 현실세계에는 많다. 수학적으로 말할 때는 XOR 문제라는 장벽이 존재했다. 첫 번째 인공지능 붐이 꺼져간 가장 중요한 이유이다. 추가적으로 경우의 수 문제도 있다. 경우의 수가 지나치게 많아지게 되면 이를 모두 컴퓨터가 연산하는 것이 사실상 무리다. 바둑 대결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기 힘들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 있다.


전문가 시스템으로 맞이한 두 번째 AI 붐


첫 번째 AI 붐이 있은 후로부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1980년 대에 들어서 두 번째 AI 붐이 도래했다. 이번에는 탐색 수준으로 컴퓨터에게 인간 지능을 구현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 시스템(Expert System)이라는 것을 시도했다. 전문가 시스템은 전문가의 지식을 그대로 컴퓨터에게 집어넣어 인공지능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의료용 사진을 보고 전문의가 이 환자는 암에 걸렸다고 판단한 사례가 있다고 하자. 컴퓨터에게 그 사진과 환자 = 암이라는 사실을 그대로 집어넣는 것이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전문가의 지식이 컴퓨터에게 그대로 학습되어 사람의 지식을 모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2차 AI 붐은 이전과 전혀 접근 방식이 다르다. 1차 AI 붐에 있었던 현실세계에서의 복잡한 문제도 이 방식을 이용한다면 다 풀어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있었다. 바로 너무 사소한 문제 하나까지 컴퓨터에게 다 입력을 시켜줘야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내게 달려오고 있다면 나는 그것을 보고 피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전문가의 지식까지도 필요 없다. 하지만 컴퓨터는 이런 기본 상식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이 세상의 모든 지식과 상식을 모두 컴퓨터에게 넣어줘야 했다.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2차 AI 붐도 한계를 맞아 AI는 암흑기에 접어들게 되었다.


빅데이터, 딥러닝으로 맞이한 세 번째 AI 붐


그리고 시간이 흘러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2010년 대의 세 번째 AI 붐이 찾아오게 된다. 다음 편에서 더 자세히 말하겠지만 이번에는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술을 이용하여 앞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리고 이 방식은 단점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한계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다. 한계라 생각했던 것도 결국에는 그 해결 방법이 하나하나 나오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이 세 번째 AI 붐은 앞선 AI 붐보다 더 강력하고 더 길게 유지되고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반 대중들에게도 인공지능이라는 개념이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고 결국 사람들에게 인공지능이 마치 갑작스레 등장한 개념인 양 착각을 가져다 주기도 하였다.


지금의 인공지능이 있기까지
수많은 실패의 역사가 있었다는 걸 알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결국 인공지능이라는 기술만 다른 기술과 다르게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발전했지?라는 질문에는 다소 착각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공지능이라는 것 자체가 21세기에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라 생각보다 예전부터 역사를 가지고 있었던 분야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엄청난 AI 기술에는 1950~60년대와 1980~90년대 학자들의 많은 노력이 담겨 있다. 한 번씩 AI 붐을 겪을 때마다 인공지능의 수준이 한 차원씩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를 감안하더라도 요즘의 인공지능 발전은 너무나 빠르다. 아무리 이전부터 발전이 있었다곤 하지만 너무 갑자기 인간 수준을 따라잡고 경우에 따라선 인간을 뛰어넘는 수준을 보여준다. 다음 시간에는 이 현상에 대해서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다.




※ 평소 빅데이터/인공지능에 궁금한 점이 있어 답변을 원하는 내용이 있다면 공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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