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에 빅데이터와 AI를 더하다.
마켓컬리 2015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수많은 스타트업 중에 마켓컬리가 지금까지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누가 뭐라 해도 샛별 배송 서비스입니다. 샛별 배송은 마켓컬리 내에서 새벽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명칭입니다. 그 전날 밤까지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까지 매우 빠른 시간 내에 배송을 해준다는 내용의 엄청난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고민을 해보면 이 샛별 배송 서비스는 신기할 따름입니다. 주문을 받고 물류센터를 거쳐 집 앞까지 어떻게 이렇게 빠른 시간 내에 모든 작업을 완료할 수 있는 걸까요?
마켓컬리 샛별 배송의 비결 - 빅데이터와 AI
사실 배송을 맡는 물류업체의 입장에서 전날 저녁에 들어온 주문에 대해 다음날 새벽까지 배송을 마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이런 불가능한 일을 마켓컬리는 일반 물품도 아닌 무려 신선 식품을 취급하며 배송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적 같은 서비스에는 단순히 배송 담당 기사의 노력뿐만 아니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힘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빅데이터와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한 판매 예측 시스템이 그 기술의 핵심입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사업에 잘 엮어낸 정말 우수한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마켓컬리는 서비스를 시작했던 2015년부터 꾸준하게 데이터 사업을 위한 관리를 지속해왔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물론 초기에는 엑셀을 통해 데이터를 정리해나가는 전통적인 방법을 사용했지만 그 이후 클라우드 시스템이나 자체 개발 빅데이터 시스템을 곁들여 지금의 샛별 배송을 완성시켜 나간 것입니다. 마켓컬리 발표자료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데멍이(데이터 물어다 주는 멍멍이)와 무당이(예측하는 무당이)라는 특수한 데이터,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 및 관리하고 있습니다. 데멍이와 무당이를 기반으로 한 머신러닝 기술이 전체 샛별 배송 서비스의 근간이 됩니다. 머신러닝에 대한 정의 및 설명은 아래 포스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brunch.co.kr/@8d1b089f514b4d5/10
주문 수량을 예측해 미리 가져다 놓으면 되잖아요?
마켓컬리가 데멍이, 무당이 기반의 머신러닝을 통해 주되게 예측하는 것은 바로 지역별, 상품별 예상 주문 수량입니다. 예를 들어 내일 아침까지 배송을 마쳐야 하는 서울 강남 지역에 사과 주문 수량이 몇 개인지를 알면 배송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서울 강남과 가장 가까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 그만큼의 사과를 미리 준비시키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내일 서울 강남에 사과 주문 수량이 몇 개일까? 에 대한 문제를 머신러닝을 통해 답을 내놓습니다. 분명 계절, 날씨, 요일, 고객 별 주문 패턴 등 사과 주문 수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머신러닝을 이용한다면 이 요인들을 모두 반영해 정확한 주문 수량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사전에 주문 수량을 예측하여 신선 식품을 배송한다는 것에는 큰 위험도가 따릅니다. 바로 예측이 부정확할 경우 많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만약 예측한 주문 수량이 실제 주문량에 비해서 지나치게 작다면 너무도 빠른 시기에 제품에 품절 표시를 걸어야 할 수 있습니다. 상품을 더 팔 수 있는데 팔지 못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상황 중 하나일 것입니다. 만약 반대로 예측한 주문 수량이 실제 주문량에 비해서 너무 크다면 미리 물류센터에 비치해 둔 상품들은 그대로 폐기 처분을 해야 합니다. 마켓컬리가 주되게 취급하는 상품이 신선식품임을 감안한다면 이는 특히 신경 써야 할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더욱 데이터와 인공지능 시스템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이 때문에 마켓컬리의 입장에서 정교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현재 마켓컬리의 성장세를 미루어 짐작해보았을 때, 상품 주문 수량을 예측하는 그 인공지능의 정확도는 매우 우수할 것이 분명합니다. 실제로 마켓컬리 발표자료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지난 7년간 신선식품의 폐기율을 1% 미만으로 유지해왔다고 합니다. 물론 그 안에서 의도적인 예측 수량 과소 예측, 조기 품절 이슈 등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는 없지만 이를 차지하고서라도 신선식품 폐기율 1% 미만이라는 수치는 분명 박수받아 마땅합니다.
이렇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샛별 배송이라는 파격적인 서비스를 마켓컬리가 제공하자 이는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와 맞물려 너도나도 많은 물류업체들이 빠른 배송을 슬로건으로 고객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빠른 배송을 자랑하는 여타의 업체들 역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스템을 지능적으로 활용하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물론 내부 직원이 아닌 이상 배송 속도를 앞당겨준 사내 시스템을 정확히 알 순 없지만, 머신러닝을 이용해 사전 주문 수량을 예측하고 이를 물류에 활용하는 시도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켓컬리의 데이터 활용은 배송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마켓컬리의 사업에서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데 그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사내 데이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샛별 배송이라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낸 것 자체로도 만족을 하고 데이터 인력을 모두 집중시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켓컬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후기 선별에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것입니다. 과거 마켓컬리는 적립금 지급을 위한 구매 후기를 선별할 때 이를 모두 인력을 이용해 진행했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 사람이 일일이 후기를 살펴보면서 어떤 후기에 적립금을 주면 좋을지 고민했다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엄청난 자원이 필요할 것임이 분명합니다.
이때 마켓컬리는 구매 후기 선별이라는 영역 역시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화시켰습니다. 이 역시 마켓컬리 발표자료에 따르면 실제 사람이 선별한 후기에 비교했을 때 정확도가 99.7%라고 합니다. 사실상 인공지능이 사람과 동일한 수준으로 구매 후기를 선별하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마켓컬리는 데멍이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현황을 대시보드 형태로 시각화하여 공유하는 문화 역시 잘 형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단순히 외부 고객뿐 아니라 내부 고객의 업무 편리성을 위해서도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새로운 사업을 만들었습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진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이 기술들이 실제 실효성이 얼마나 높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이때 마켓컬리 사례는 사람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가져다줍니다. 마켓컬리가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해 선보인 샛별 배송 서비스는 마켓컬리의 상징이 되었고 마켓컬리의 성장 그 자체를 이끌었습니다. 쉽게 말해,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통해 이전에는 존재하지 못했던 아예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관련 기술의 발전과 그 활용성에 대해 늘 비관적인 입장을 가졌다면 이는 분명히 깊게 생각을 해 볼 문제입니다.
특히 마켓컬리의 이러한 샛별 배송 서비스와 그 외의 빅데이터 활용법을 생각하면, 기존의 선입견을 깨는 총체적인 비즈니스 접근 방식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존재하지 않던 아예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함과 동시에 그를 통해 제품 폐기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 외에도 인공지능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한 구매 후기 선별과 같은 영역이 있다면 과감히 시스템을 추가적으로 개발했습니다. 이러한 혁신은 심지어 내부 고객에게도 적용되었습니다. 대시보드 시스템은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데이터 활용 모습 중 하나입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실제 사업에서 어떻게 적용해야 나갈지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주는 마켓컬리는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분명한 빅데이터 혁신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