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를 하는 건 너무 어려워
브런치 스토리에 고민을 올렸다. 사실 나는 포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혹여 내가,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닐까 우려되는 마음으로 포기를 미뤘다. 하지만 포기는 빠를 수록 좋은 법일까.
외국인 멘토링 포기 지원 이메일을 적고 왔다. 월요일 오전에 보내는 것이 예의인 것은 알지만, 왕복 4시간에심지어 오전 11시 수업인 나는 지금 아니면 도저히 시간이 없었다. 몇 번에 검토 끝에 포기 신청 메일을 적고 왔다.
지원할 때 지원 계획서를 적었었다. 필수 계획서였으니까.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 한 건 - 나는 지원 계획서에 정말 '카페, 식당, 한국어 공부, 한국 문화 알려주기 공부'와 같이 '공부' 위주로 적었는데 합격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카페나 식당 외에는 정말 학생에게 한국 공부를 알려줄 생각으로 지원했었다. 그런데 OT를 듣다보니, 아- 이거는 진짜 같이 노는 활동 위주가 더 좋은 거구나 싶었다. 활동 가이드로 첨부한 것도 대부분이 외국인 학생들과 추억 쌓는 '노는' 방법이 대부분이었다. 학교 캠퍼스 투어 외에는 진짜 노는 방법......
글쎄. 내가 1-2학년이었다면 괜찮았겠지. 문득 포기 메일을 적기 전까지 고민하면서, 이 모든게 내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더 신중하게 고민하지 않아서, 내가 나약해서, 내가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서 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망설였다. 그렇지만 나는 내 정신적인 건강을 지키기 위해 결국 도망쳤다.
가장 인상 깊었던 댓글이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것도 좋지만, 포기하는 것도 능력이라는 댓글. 그 댓글을 보면서 내가 겨우겨우 - 포기했던 모든 것들이 떠올랐다.
사실 나는 영어회화 동아리 면접도 붙었다가 포기했다. 이것도 포기하기까지 하루종일 고민했다. 동아리를 포기했던 건 생각보다 친목이 심해보였기 때문. 무엇보다도 나는 그저 내가 영어회화 동아리 면접에 붙을 영어회화 실력인지 알고 싶었던 것이 컸다. 그런데 붙었으니. 사실 목적은 해결한거나 마찬가지. 동아리 포기를 하기 앞서서 내가 또 기회를 놓치는 건 아닐지 하루종일 고민하고 겨우 포기했었다. 나는 내 손에 놓인 기회가 무조건적인 행운이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그렇기에 내가 지원한 건 꼭 책임을 져야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그랬다.
그런데 이제는 좀 이기적으로 살아야 될 거 같다. 아닌 거 같으면, 포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될 거 같아. 여전히 나는 포기가 버겁고, 힘들지만 - 그럼에도 정말 나를 위해서라면. 포기하기 위해 나서야 된다고 생각한다.
포기가 버겁지 않을 때쯤 나는 어른이 되어 있을까. 분명 나는 어른의 나이인데, 어른 같지가 않다. 어른이란 너무 어려운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