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대의 모든 순간은 마야였지
마야가 6살이 되던 된 해 즈음 부터일까,
내 마음은 항상 불안했다.
평생을 함께 할 수는 없다는 생각에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에
너의 시간이 나의 시간보다 빠르다는 사실에
하루하루 마야와 함께 있는 시간이 더욱 소중했고
그 소중한 시간들의 한편에 불안감이 항상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22년도의 마야 심장병 진단 이후로는
내가 없는 사이 마야가 갑자기 아프거나 무언가에 놀라 심장마비로 혼자 외로이 떠날까
(심장병 환묘에겐 꽤 흔하다)
외출조차 무서웠고 그 핑계로 집에만 잔뜩 붙어 있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하니 그러한 나의 불안감 덕분에 마야와 후회 없는 시간을 오래 보낸 듯하여 만족한다.
그리고 최근
'언제까지고 계속 마야만 생각하며 불안해 할 수는 없어. 나를 찾자. '
라고 생각을 했고,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내 커리어를 위한 자기 계발도 했다.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나의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고 있다는 변화를 느끼며
스스로 뿌듯해하고 있었다.
(그전엔 정말 이런저런 핑계로 집에서 굴러다녔기에 변화가 빨랐다.)
그래도 마야에 대한 불안은 지속됐지만
건강한 마음으로 생각하게 된 마야와 나에 대한 미래는
마냥 불안함이 아닌 이성적이고 서로에게 최선인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었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다는 것은 필연이고 섭리이니 계속 불안해하지 말고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그렇게 내 마음을 단단하게 차분히 어루만져 나갔다.
마침 마야도 안정되었다고 생각을 했고 하루하루 행복했고 활기 있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적인 미래에 대한 걱정이 안 될 수는 없었다.
’ 난 내년에 아이 준비도 할 건데 그때 마야가 더 스트레스받으면 어쩌지?'
'그때 호야랑 마야랑 싸우면 챙겨주지 못할 수 있는데 나도 스트레스받고.. 잠도 못 자고 어쩌지?'
'아이가 태어나면 마야에게 지금보다 더 관심을 주지 못할 텐데.. 그때의 죄책감은 어쩌지?'
아직 닥치진 않았지만 또한 닥칠 수밖에 없는 미래에 대한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사실, 할 수 있는 게 없는.. 그저 막연한 걱정만을 하며 그래도 행복한 하루하루를 지내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마야는,
내가 준비되었다고 생각했을까도 싶다.
내 삶을 좀 더 찾아가겠다는 마음
그로 이전보다 약간은 단단해진 마음
그리고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근래의 마야는 멍하니 황혼을 바라보곤 했다.
나는 왠지 모르게 마야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
아름답고 따듯하면서도 괜스레 마음이 시큰해지는 느낌을 받아 얼마 전 마야에게 물어보았다.
‘마야 황혼의 느낌은 어때? 따스하고 아름답지?’
마야는 언제나와 같이 아기새 같은 목소리로 대답해 주었고
천천히 눈을 깜빡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