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했어.

내 인생에도 예고편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by 남주

마야가 10살이 되어 맞는 이번 크리스마스.

내년 크리스마스에 마야가 함께할 수 있을까?


갑작스레 스쳐 지나가는 불안하고 무서운 생각.

'쓸데없는 불안이고 따듯한 현재에 집중하자'

갑자기 든 불안감을 애써 떨쳐 보냈다.


오감을 지나 육감이라는 것.


마야의 엄마로서 느끼는 나의 직감은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는데

왜 난 외면했을까?


요즘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활기차졌다라고 자부했으나

이상하게도 일이 터지기 3일 전부터 마음이 괜스레 불안해져 왔다.


마야는 사실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묘하게 예민한 느낌이었고.

약간은 다리에 힘이 없나 싶었고.

유달리 다른 동거친구들과 싸웠다.


난 3일 동안 또다시 날을 세워 마야를 걱정하기 시작했고,

마야에게 보이는 미세한 예민함에

데일리용 작은 용량의 안정제를 처방받아와 일이 터지기 전날 오후 마야에게 투여했다.


적은 용량이었지만 투여 후, 그날따라 마야가 너무 졸려하고 비틀거렸다.

기존 병원 가던 용량의 안정제를 먹는 것과 같은 증상이었기에 난 단순하게,


'약이 왜 평소보다 더 세게 받는 거 같지?'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갔다.


실은 불안했지만 이런 거 하나하나로 마야를 데리고 병원으로 달리기에는 마야는 심장병이 있는 아이여서..

스트레스 한번 한번 받을 때마다 마야의 수명이 조금씩 줄어드는 듯 해 무서웠다.


사실 이 조차 변명일 수도.


다음날 새벽 6시.

난 마야가 걱정되어 잠에서 일찍 깨었고

내가 깼다는 걸 안 마야는 함께 잠에서 깨어 내 주변을 장알거리며 맴돌았다.


마야는 멀쩡하게 느껴졌고 아침밥도 아작아작 맛있게 먹어줬다.

'우리 마야는 아직 이빨도 튼튼하네'


그리고 마야는 내 다리 위에 올라와 쭈욱 두 팔 두발을 기지개 켜며 누워주었다.

항상 마야는 내 다리 위에 두 팔을 쭉 펴고 누워 소곤소곤 둘만의 시간을 보내곤 했다.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행동.

여전히 귀여운 코와 입.

초롱초롱한 두 눈.


그러나 이상하게도 불안한 내 마음.

그 마음을 떨쳐보려 어제 비틀거리던 뒷발에 힘이 괜찮은지 한번 더 살펴보았다.


힘이 살짝 약한가? 했지만 평소가 100%라면 90%의 느낌 그리고 여전히 따스한 마야의 온도가 느껴졌기에.

어제 먹은 안정제 때문이겠구나 넘어갔다.


그리고 마야가 언제나와 같이

소파에 편하게 앉아 바지런히 하루를 시작하는 새들을 구경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안도해 버렸다.


'마야 엄마 운동 다녀올게 ~'


그렇게 인사하고 어느 날과 다를 바 없던 평범한 일상에서

내 인생 중 가장 슬픈 시간만이 날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