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ISSUE
단통법이란 무엇일까?
단통법의 정식 명칭은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로, 휴대폰 유통 과정에서의 과도한 보조금 경쟁과 이용자 차별을 막기 위해 201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시행된 법이다. 이 법의 핵심은 지원금 공시 의무로, 이동통신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의 내용과 조건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공시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출시 15개월 이내 단말기의 공시지원금은 최대 33만 원으로 제한되었고, 대리점·판매점이 지급하는 추가지원금도 공시지원금의 15% 이내로 한정되었다.
단통법은 공시지원금을 받지 않는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선택약정 할인 제도 또한 규정하였다. 이는 단말기 보조금 대신 매월 통신요금의 25%를 할인받는 것으로, 추가지원금과 중복 수혜가 불가능하도록 제한하였다. 나아가 단통법은 가입 유형, 요금제, 거주지, 연령 등에 따른 부당한 지원금 차별을 금지하고, 이동통신사와 제조사에 판매장려금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부과해 유통 구조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했다.
단통법은 왜 폐지되었을까?
과열된 통신시장 안정화 및 소비자 보호라는 본 목적과는 달리, 단통법은 여러 문제를 낳았다.
단통법 시행 당시 정부는 과도한 보조금 경쟁을 완화하여 요금제 가격이 내려가고 소비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이동통신사들은 ‘다 같이 돈을 쓰지 말자’라는 입장을 취했다. 그 결과 모두가 공평하게 비싼 값을 주고 휴대폰을 사는 상황이 만들어졌으며,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은 단통법 시행 이전보다 오히려 늘어나게 되었다.
또한, 단통법의 공시지원금 제도는 불법 보조금과 유통점 음지화를 촉진했다. 이동통신사와 대리점은 ‘공짜폰’, ‘마이너스폰’ 등 다양한 불법 보조금을 통해 가입자를 유치했고, 이와 함께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는 유통점, 이른바 ‘성지’에 대한 정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은어와 암호를 통해 공유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에 대해 접근성이 제한된 소비자는 여전히 불리한 조건에서 단말기를 구매해야 했다.
보다 궁극적으로, 단통법은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동통신사와 유통점이 제공할 수 있는 보조금 규모를 법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시장 가격 형성을 제약했고, 그 결과 소비자들이 잠재적으로 누릴 수 있는 할인 기회가 축소되었다. 이러한 문제들을 야기한 단통법은 결국 2025년에 폐지되었다.
단통법 폐지로 지원금 공시 의무가 폐지되면서 기존 공시지원금은 ‘공통지원금’으로 개편돼 이동통신사가 자율적으로 정보를 공개할 수 있게 됐고, 추가지원금 상한도 사라져 보다 자유로운 가격 경쟁이 가능해졌다. 선택약정 할인 제도는 전기통신사업법으로 이관돼 제도가 유지되는 한편, 선택약정 가입자 역시 추가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변경됐다. 가입 유형이나 요금제에 따른 지원금 차등 지급이 허용됐지만, 이용자의 거주지·연령·신체 조건을 근거로 한 차별은 여전히 금지된다.
단통법 폐지는 어떤 문제를 일으킬까?
단통법 폐지로 공시지원금 제도가 사라지면서 소비자가 단말기 지원금을 투명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이른바 ‘깜깜이 시장’이 형성되었다. 또한 요금제와 가입 유형에 따라 지원금 차등 지급이 가능해지면서, 같은 단말기라도 개인별 조건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금액이 크게 달라졌다. 이에 정보 접근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단말기 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에서 구매할 위험이 높아져 정보 비대칭에 따른 소비자 차별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소비자 체감 효과 또한 미미하다. 공시지원금 의무와 추가지원금 상한이 사라지면서 소비자가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실제로 이동통신 3사는 공격적 마케팅 대신 관망세를 유지했다. 번호이동 건수 역시 폐지 첫날 일시적으로 증가한 이후 빠르게 안정세를 보였고, 통신사 간 가입자 쏠림 현상도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지원금 수준을 보더라도 2025년 9월 기준 평균 지원금은 75만 원으로, 단통법 폐지 직전이자 SKT 해킹 사태 여파로 통신 시장 경쟁이 과열됐던 6월과 비교해 2만 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자급제 활성화와 합리적 요금제 선택 지원을 통한 통신시장 전반의 개혁이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자급제 단말기 출시, 온라인 가입 편의성 강화, 자급제폰의 다양한 마케팅 전략 확대 등을 통해 소비자가 단말기 가격을 명확히 비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요금 비교 사이트와 최적요금제, 선불요금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요금제 선택에 있어서 다양한 선택권을 제공해야 소비자 후생을 높이고 시장 경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업은 어떠한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을까?
#1
이동통신 3사의 관망세 유지로, 소비자들은 보다 합리적인 요금 선택지를 찾기 위해 알뜰폰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따라서 알뜰폰 사업자는 소비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고 실질적 효용을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해 적극적으로 이용자를 유입해야 한다.
#2
공시지원금 폐지로 소비자에게 지원금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한편 온라인 유통망이 부상하면서, 소외 계층인 고령 1인 가구는 관련 정보에서 더욱 취약해질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의 사회공헌재단은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 접근성과 온라인 서비스 소외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속해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소비자는 배제되어 왔던 그동안의 이동통신 규제 정책. 이제는 소비자 후생 증진을 가장 주된 목표로 삼아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고려대 영어교육과 강민채 / minchae0416@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