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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전마케팅학회 KUDOS Jan 30. 2024

소중한 이를 아름답게 보내고 기억하도록 돕는 데스테크

TREND INSIDE

데스테크란 무엇인가

데스테크란 죽음(Death)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죽음의 과정에서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며, 남은 이들이 고인을 아름답고 뜻깊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돕고, 환경적으로 인류의 미래를 위한 지속가능한 방안을 추구하는 트렌드이다. 특히 기술과 혁신을 활용하여 죽음 준비와 장례, 사후 추모에 필요한 서비스 등 사망과 관련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죽음에 대한 인식의 변화

저출산·고령화로 인해 우리나라 인구는 사망자가 출생자보다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통계청의 인구 추계에 따르면 향후 50년간 우리나라 인구는 3600만명대까지 감소하고 그 중 절반은 63세 이상으로 채워지는 ‘역피라미드’ 형태의 극단적 초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에 따른 사망자 수 증가로 인해 웰다잉이라는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었다. 웰다잉은 삶을 능동적으로 마무리하고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잘 죽는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떠오른 트렌드이다. 이에 웰다잉 트렌드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으며 새로운 직종 또한 생겨나고 있다.


데스테크는 어떻게 등장하게 되었을까?

국내 데스테크 산업은 이러한 인식 변화와 함께 소비자, 정부, 해외의 상황이 맞물려서 각광받게 되었다.


먼저 소비자에게 장례는 장례식장 확보부터 시작해 장지까지 다방면에서 많은 비용이 요구되는 고비용 구조다. 그러나 고비용 구조와 더불어 소비자는 천차만별의 장례 서비스 정보를 접하고 있다. 이러한 장례식의 정보 비대칭 문제로 인해 소비자가 더욱 투명하고 자세한 정보를 원하게 되었다.


또한 장례 문화를 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계속적으로 관측되며, 이에 후불제 상조, 비대면 조문 등의 서비스도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장례 문화의 비중은 아직 작지만,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6명이 장례문화 간소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등 개인의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다.


또한 정부에서는 산분장을 합법화하는 등 친자연적인 장례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다. 2023년 12월에는 ‘해양장’을 '자연장'의 범위에 포함함으로써 산분장을 실현하도록 한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시신을 땅에 묻는 ‘매장’과 불에 태우는 ‘화장’으로 대표되는 장사방식이 자연친화적이고 공간을 점유하지 않는 '지속가능 장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해외의 많은 국가에서도 데스테크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미국은 데스테크 산업이 가장 먼저 떠오른 국가로, 지난 몇 년간 1,200억 달러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일본은 2023년 8월, 최대 규모의 장례 박람회인 제9회 일본엔딩산업전을 통해 데스테크 관련 트렌드를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는 현재 ‘데스테크’와 관련된 용어 정립부터 산업 활성화까지, 해외 국가에 비해 늦은 편에 속한다. 더욱 빠른 고령화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들의 앞선 데스테크 트렌드는 우리나라의 데스테크 산업 발전에도 가속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데스테크를 활용한 사례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신한카드 ‘조상님복덕방’

(출처: 조상님복덕방)

신한카드 사내벤처 ‘메모리올’이 론칭한 ‘조상님복덕방’은 묘소의 이장·개장뿐만 아니라 벌초 대행, 추모공원 검색 등 추모와 관련 필요한 정보와 서비스를 한 곳에 모아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뿐만 아니라 벌초 대행 서비스, 디지털 병풍 서비스, 지방(紙榜) 파일 제공, 한지에 인쇄된 지방 배송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결제 단계에서도 조상님복덕방은 장기적으로 추모 시장에서 카드결제를 확대하고 분납이나 정기적인 구독 결제를 통해 소비자 체감 비용도 낮출 것이다. (출처: 파이낸셜뉴스) 


2) 프리드라이프 ‘리메모리’ – AI 가상인간 구현

(출처: 서울경제)

국내 전문 상조업체인 프리드라이프의 리메모리는 인공지능 기술 기업인 딥브레인AI와 협업하여, 추모 대상자를 딥러닝 기술을 통한 가상인간으로 구현해 사후에도 만나볼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추모 대상자가 생전에 전용 스튜디오를 방문해 인터뷰와 촬영을 진행한 뒤 이를 기반으로 추모 대상자를 본뜬 가상인간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리메모리 서비스 가입자는 가상인간으로 구현된 추모 대상자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출처: 비즈니스포스트)


그렇다면 데스테크의 전망과 한계는 어떤 것이 있을까?

[더욱 다양화될 지속가능한 장례서비스]

데스테크는 기존의 매장과 화장 이후 묘지나 봉안당에 안치하는 대신 자연 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장사 방법을 추구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메타버스 등 온라인 공간을 통해 성묘‧추모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는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는 묘지의 국토 잠식, 자연환경 훼손 문제를 해소하는 대안으로 여겨질 것이다. 같은 문제를 겪는 중국의 베이징 시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장례 공간에서 애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다양한 업종의 추모 서비스 진출]

온라인 추모 서비스는 비대면으로 고인을 추모하며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이는 전통적인 장례 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서비스 구축이 용이하기 때문에 향후 기술력을 앞세운 다양한 산업군의 기업이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신한카드와 카카오톡이 좋은 사례로 작용할 것이며, 대전에 있는 국립 대전현충원에는 ‘메타버스 현충원’ 플랫폼이 구축되고 있는 등 추모 서비스로의 서비스 확장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히 보수적인 장례 문화의 사회적 분위기]

데스테크는 팬데믹 이후 변화되는 장례 문화에 맞춰 세계적으로 발전해왔으나,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나라는 장례 문화의 인식 변화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 들어, 간소화되는 장례에 대한 공감이 확대되고 개인 차원에서 이를 선호해도, 사회 전반의 분위기는 여전히 보편화된 장례방식을 요구하기 때문에 실제로 안착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장사 방식에서도 새롭게 등장하는 수분해장 등은 인지도가 높지 않아 아직 선택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추모의 논쟁]

2023년에 등장한 생성형 AI 열풍으로 인해 데스테크 산업에서도 생성형 AI를 활용하여 고인의 목소리, 형상을 복원하고 추모하는 ‘디지털 불멸’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죽은 사람들을 이처럼 디지털 세상에서 되살리는 것의 효과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죽은 사람이 아직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상상을 강화하고 슬픔을 지속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AI 디지털 추모'가 일상화되면 고인의 동의 없이 생전 모습과 전화 목소리를 기반으로 한 가상 인간이 나올 가능성도 존재하며 법적인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



작성자만의 인사이트는?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트렌드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1) 더욱 낮은 연령층의 잠재 고객이 데스테크 플랫폼에 대한 관심을 가질 것이다

데스테크의 핵심 산업인 상조업계는 이미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출생보다 죽음이 더 많은 사회가 도래하면서 장례를 도맡을 가족의 숫자와 그 연령대는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기반의 데스테크는 2030세대에게 더욱 익숙하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를 더욱 빠르게 접하고 이용함으로써 데스테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다,


2) 다양한 관점에서 데스테크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마케팅 전략이 등장할 것이다

품위 있고 존엄하게 생을 마감하는 ‘웰다잉’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데스테크 기업 또한 기존 죽음의 인식을 새롭게 제고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분해장과 같은 친환경적인 장사 방법은 환경 문제를 중요시여기는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소구하며, 메타버스나 AI 등의 기술은 지난 몇 년간 메가트렌드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이를 활용한 온라인 추모 방식에 대해서도 새롭게 인식을 전환시키고자 할 것이다.


3)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고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 병행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고령층의 비율이 증가하고, 젊은 세대의 비율은 감소하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데스테크 기업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사의 잠재고객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할 것이다. 이에 따라 데스테크 기업은 죽음 이후의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액티브 시니어부터 고령층까지 겨냥한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브랜딩을 통해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병행할 것이다.


4) 무연고 사망자의 존엄한 죽음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와의 협력이 강화될 것이다

현재 무연고 사망자에 대한 논의가 사회적으로 떠오르면서, 2023년 정부는 매년 증가하는 무연고 사망자 문제에 대응해 장사법에 ‘장례복지’ 개념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현재 장례업체들이 공영 장례를 악용하는 사례도 존재하며, 무연고 사망자를 애도할 수 있는 서비스는 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무연고 사망자의 존엄한 죽음에 주목하는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향후 국내 데스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공영 장례를 비롯하여 죽음 준비와 사후 추모 등 장례 전반에 대한 사회복지를 높이고자 할 것이다.


전 세계의 사망자가 점차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데스테크라는 트렌드는 더 이상 먼 미래가 아니며, 빠르게 주목받고 있는 기술, 비즈니스 트렌드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국내에서는 이러한 트렌드가 잘 확산되지 않고 있는 초기 단계만큼, 현재의 데스테크보다 더욱 발전되고 획기적인 서비스가 등장하여 죽음을 맞는 모두를 아름답게 보낼 수 있도록 기대해본다.


고려대 경영학과 유성현 

hyeon2g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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