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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계의 새로운 확장 가능성, 신경학적 향상

TREND INSIDE

신경학적 향상이란?

신경학적 향상(Neurological Enhancement)이란 인간의 뇌와 신경계를 기술적으로 증강하여, 인지 능력, 기억력, 집중력, 신체적 반응 속도 등을 개선하는 행위 및 기술 전반을 의미한다.



기존 신경학에서 확장된 신경학적 향상

기존 신경학 연구는 신경계가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파악하기 위해 이미 존재하는 매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주목하였다. 또한 신경질환 치료의 분야 역시 신경계에 직접적인 치료를 가해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보다는 발현되는 증상이나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신경학적 향상’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으로, 난치병으로 여겨지던 알츠하이머나 파킨슨*, ADHD와 같은 미개척 신경 질환을 완치할 수 있는 근본적 치료법 개발에 더욱 주력하는 분야다. 더불어 기존 신경계의 작동 매커니즘을 이론적으로 규명하는 것을 넘어서, 의도적으로 신경계 매커니즘에 조작을 가해 질환이 없는 사람의 평균적인 인지력, 기억력, 집중력, 신경 운동 반응까지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하는 개념이다.



신경학적 향상이 부상하게 된 배경은?

첫째로, 소비자 배경으로는 인간 고유 능력에 대한 관심 증가와 미개척 신경질환 치료에 대한 수요 확대를 들 수 있다. AI 등 급변하는 신기술을 인간이 빠르게 습득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고유 인지 능력 향상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간 신경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분야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미개척 신경 질환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의 사례들이 다수 발표되며 신경질환의 본격적 치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둘째로, 기술 배경으로는 신경가소성 연구의 발전과 차세대 뉴런 표지 기술인 NeuM이 신경학적 향상 트렌드의 부상 배경이 되어주었다. 신경가소성 연구는 뇌가 환경 변화, 학습 및 경험에 따라 스스로 구조와 기능을 변화시키는 능력에 초점을 맞춰 조작을 가하며 신경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왔다. 뉴엠은 차세대 뉴런 형광 표지 기술로, 신경세포막을 형광으로 표지해 뉴런 구조를 시각화하고 변화양상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로, 신경 조작 후보물질의 효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되어 어떤 뉴런 부위에 어떤 조작을 가해야 할지 손쉽게 규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셋째로, 시장 배경으로는 아동 신경발달 솔루션 시장의 성장과 가정용 신경자극 의료기기 시장의 확대가 이루어졌다. 3~4세에 시작했던 신경 발달 치료를 만 1~2세에 질병을 조기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치료 아동의 소비자 범위가 확장되었다. 또한 가정용 레이저제모기, 탈모치료 두피관리기기 등 ‘가정용 의료기기’ 제품이 최근 인기를 끌며 신경질환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tDCS의 가정용 기기가 국내 출시되는 등 가정용 의료기기 시장의 확대 역시 신경학적 향상 트렌드의 발전을 이끌었다.


넷째로, 가속화 배경으로는 '뇌연구촉진법' 개정과 의료 연구 스타트업의 마케팅 방식 확대에 따른 투자 규모가 성장한 것에 주목할 만하다. 2024년 8월부터 '뇌연구촉진법'이 개정되며 관련 산업군의 불필요한 규제가 개선되었고, R&D 지원과 포상 체제가 강화되었다. 관련 스타트업에서는 치료 후 후처리 과정까지 통합적으로 관리해주는 포스트-제약 마케팅 방식을 도입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함에 따라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투자 규모 역시 성장하고 있다.



신경학적 향상의 구체적 기업 사례는?

1) Be Your B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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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스타트업 Be Your Best(이하 BYB)는 실제 축구 경기를 기반으로 스캐닝 시뮬레이션을 생성하는 VR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스캐닝이란, 시각을 통해 전달된 정보를 뇌에서 재빠르게 처리하여 다음에 취할 전략을 판단하고 실행하는 일련의 스포츠 기술 과정으로, 스캐닝 기술이 뛰어난 축구선수의 패스 정확도는 그렇지 못한 선수보다 34%p 높을 만큼 스포츠 훈련에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진다. BYB는 자사의 VR 기기를 통해 다양한 경기 시뮬레이션 상황을 제공한다. 그 과정에서 시각과 뇌신경 사이의 스캔 빈도와 타이밍 등을 추적하여, 선수가 해당 상황을 인식한 경로와 이후 취한 전략 행동에 대한 적절성을 평가한 후, 평가된 지표에 따라 스캐닝 훈련 방향을 제시한다. BYB는 ‘스포츠’ 분야에서, 단순 신체 훈련이 아닌 선수의 신경 반응 과정을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시하는 새로운 신경학적 향상 훈련법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2) 뉴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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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아인은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ADHD 웰니스 제품 ‘위드녹스’를 출시하였다. 위드녹스는 수면 중 사용하는 자극기기와 관리를 위한 베이스스테이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극기기는 전두엽 질환인 ADHD를 치료하는 목적인 만큼 전두엽이 위치한 부근의 바깥 피부표면에 부착해, 비침습적 방식의 전기자극으로 작동한다. 위드녹스는 치료가 필요한 특정 신경세포만을 자극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ADHD의 근본적 홈케어가 가능하도록 한다. 해당 기기는 전두엽 신경 활성화를 통해 ADHD 치료를 위한 주의력, 집중력, 인지능력, 감정 및 충동 조절 등에 도움을 준다. 더불어 수면 중 활용하는 기기로서, ADHD 치료뿐 아니라 아이들의 수면의 질까지 높여준다는 특장점을 지닌다.



신경학적 향상의 전망과 한계는?

*전망

[광유전학과의 기술 융합]

광유전학은 글자 그대로 '빛'과 '유전학'을 결합한 분야다. 즉, 청색광에 과민하게 반응하는 물질을 바이러스 형태로 개조한 후, 신경 유전자에 이를 감염시켜 삽입하고 체외에서 빛으로 해당 세포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향후 신경 과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광유전학과의 기술 융합을 통해, 빛으로 신경세포를 조작하여 신경학적 향상을 이끌낼 전망이다. 2024년 카이스트 연구팀은 광유전학 기술을 이용해 뇌 신경전달 단백질의 기능을 조절함으로써 PTSD로 이어질 수 있는 과도한 공포 기억 형성을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신경연구에서는 광유전학을 활용하여 중추신경계인 척수 조직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등, 뇌졸중이나 척수 손상을 향상시키는 데 획기적인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침습형 장치로의 발전]

일론머스크가 설립한 뉴로테크놀로지 기업 뉴럴링크에서는 치료목적의 이식 가능한 칩 형태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해당 연구는 2023년 11월부터 실제 인간을 대상으로 칩 이식을 진행하는 실험이 시작되었고, 2025년 1월 뇌내 칩 이식을 최초로 성공하여, 사지마비 환자가 생각만으로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등의 결과를 이끌어내 세계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해당 기술이 실제 상용화된다면, 이전에 비침습적 방식에 국한되던 신경 조절 영역에 넘어서, 뇌에 삽입된 칩을 통해 직접적으로 신경을 조작하고 생각과 행동을 의도한 대로 조절하는 신경학적 향상의 새로운 분야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계

[원격 모니터링 장치의 필요성]

중추 신경에 대한 비침습적 및 침습적 기기 분야가 발전하며 해당 기기에 명령을 내리거나 기기가 수집한 데이터를 떨어진 공간에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원격 모니터링 장치의 필요성 역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원격 모니터링 기술은 데이터를 관리하던 기존 방식인 IT에서 확장된 OT기술을 주로 활용하는데, 서로 간 정보를 교환할 때 정보처리 시스템이 불일치하여 평균 대응 시간이 증가함에 따라 네트워크 끊김이나 통신 중단과 같은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이후 장치 기술력 한계에 대한 극복이 필요한 실정이다.


[신경 향상 인력과 일반 인력 간의 격차 발생의 우려]

신경학적 향상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경우, 기술을 활용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격차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춘천교육대학교에서 발표한 ‘약리학적 인지 향상의 찬반양론’에서는 인지향상의 행위가 향후 보편화될 경우, 사회 구성원 개인이 불평등을 겪지 않기 위해 인지향상 행위를 시행해야만 하는 암묵적, 혹은 더 나아가 명시적 강제력이 작용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해야 할 것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접근성을 보장하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며, 기술 개발 초기부터 사회적 논의를 충분히 거치는 과정이 필수적일 것이다.




신경학적 향상에 대한 작성자만의 인사이트는?

*해당 단락은 2주 동안 해당 트렌드를 조사한 작성자의 주관적인 예측을 기반으로 한 의견입니다.


1) 국내의 뇌맵핑 기술력이 더욱 발전하며 해외 진출이 가속화될 것이다.

향후 신경학적 향상에 관한 국내 기술력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해외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뇌와 행동의 관계, 혹은 기억과 학습 과정 등에 대한 뉴런 경로를 지도화하고, 타깃할 부위를 효과적으로 선별하는 기술인 ‘뇌맵핑’이 점차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 속, 약 120개 국이 참여하여 서로의 기술력 발전 정도를 공유하는 행사인 ‘2025 제27차 세계신경과학회’가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되며, 해당 행사를 통해 국내 기술력을 더욱 펼치고, 세계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 직장 내 뉴로 업스킬링 프로그램이 보편화된 업무 환경이 조성될 것이다.

기술 발전과 생산성 향상에 대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직장 내 뉴로 업스킬링 프로그램이 보편화될 수 있다. 기업 내에서 직원들의 집중력과 창의성을 높이고, 스트레스 관리를 돕기 위한 뇌파 분석 기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이 보편화될 것이다. 나아가 뇌 과학을 기반으로 한 방법으로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할 수 있다. 기업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사내에 도입하여 직원들의 퍼포먼스를 개선하고 번아웃을 예방하며 인적 자원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3) 뇌파로 연결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2024년 12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주간 동향 리포트에서는 침습형 뇌 이식 장치가 향후 5년 이내 임상시험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뇌파를 통해 직접 연결되는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다. 기존의 텍스트, 음성, 영상 기반의 SNS에서 벗어나, 사용자의 감정과 생각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SNS에서의 실시간 소통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기존의 언어적 한계를 넘어 보다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감정과 생각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4) 신경 훈련 전문 스포츠 센터가 등장할 것이다.

브레인미디어에 따르면, 오랫동안 신체기능에만 초점을 맞춰왔던 스포츠 분야에서 점차 신체기능과 뇌의 연관성을 인식하면서 뇌의 미로 작용과 같은 통찰을 통한 스포츠 선수 훈련법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로 AI, VR 등의 기술을 활용하여 선수의 신경 세포 반응성을 조절하는 프로그램은 뉴로 트레이너, i-브레인 테크 등 다수 출시되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프로그램만을 전문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이나 센터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포츠 선수의 훈련은 특수하게 맞춤 세팅된 환경에서 전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만큼, 앞으로 신경학적 향상 기술에 기초한 체계적인 훈련법을 계획적인 일정에 맞춰 제공하는 센터가 설립될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고 더 확장된 인간증강의 개념으로 나아가게 하는 신경학적 향상 트렌드가, 향후 우리네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기대해본다.


고려대 국어국문학과 윤우진

lindayk@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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