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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앰앤앰즈, 빌보드의 혁신적인 아이디어

CREATIVE SOLUTION

AD

자사의 쇼핑 경험을 ‘나만의 개성과 열정을 찾는 경험’으로서 묘사한 eBAY의 광고

이베이는 지난 1995년 C2C 온라인 경매 플랫폼에서 출발한 미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C2C 모델로 성장해오던 eBAY는 B2C 모델을 도입하여 C2C와 B2C 거래를 모두 포괄하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발전하였으며, 이를 통해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선두주자로 자리 잡았다.


이베이는 1999년 호주 시장에 진출하며 미국 외 해외 시장 확장을 본격화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호주에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했는데, 2023-2024 호주의 GDP는 1.5%로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초저가’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는 아마존, 쉬인, 테무 등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이커머스 플랫폼의 호주 시장 점유율 순위 1-2위에 머물던 이베이는 3위로 밀려났다.


한편 호주 소비자들은 지출 제한으로 인해 삶의 활력을 잃어가는 집단적 무력감을 느끼며, 이러한 심리적 공허함을 ‘작은 사치’로 채우고 싶어 하는 욕구를 느끼고 있다. 이때 이베이는 경쟁사와 달리 제품의 희소성이 뚜렷이 반영되는 플랫폼의 구조 속에서 소비자에게 ‘나만의 것’을 소유하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이베이는 한정판, 빈티지, 중고 아이템 등 기존 대형 유통망에서는 찾기 어려운 제품이 거래되며, 소비자는 이를 직접 입찰하거나 발굴하는 과정 자체에서 제품에 자신만의 의미나 경험을 더해 희소성을 내면화하게 된다.

그림1.png 출처: adforum


eBAY의 광고에서 주목할만한 포인트들

1) 자사의 브랜드 메시지를 담은 음악을 bgm으로 활용하여 광고의 의미를 직관적으로 상기

영상에서는 "My Favorite Things"을 전자 음악으로 편곡해 bgm으로 활용한다. 해당 노래의 가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고 사소한 것들’로 나열되며, 소소한 것들이 우리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희망적 의미를 담고 있다. eBAY는 이러한 음악을 광고의 bgm으로 활용함으로써 eBAY가 소소하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의미를 지닌 물건을 찾는 플랫폼이라는 브랜드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상기시킨다.


2) 자사의 브랜드 색감을 반영한 오브제의 반복적 노출로 브랜드 연상의 효과 강화

영상에서는 전자 드럼 기계, 링 장난감, 자동차 등 eBAY의 로고를 연상시키는 빨강, 노랑, 초록, 파랑 등의 색감을 사용한 다양한 오브제를 노출한다. 이는 색상, 이미지 등의 연쇄적인 시각적 자극이 우리의 무의식에 영향을 미쳐 특정한 감정과 생각을 유도한다는 ‘시각적 프라이밍 효과’를 유도한 것이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로고 색감을 적용한 오브제를 반복적으로 마주하며, 색상 조합만으로 eBAY를 떠올리는 브랜드 연상의 효과를 갖게 된다.


3) 정형화된 규칙을 깨는 상징적 매개물로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강조

광고에서는 사회가 정한 정형화된 규칙을 깨고, 자신만의 의미와 개성을 찾는 과정을 드러낸 상징적 매개물을 활용한다. 예로, 새로운 성 정체성을 창조하는 ‘드랙퀸’이 거울 앞에서 자신을 완성하는 과정을 연출하거나, 흑과 백으로 구획되어 철저한 규칙과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게임인 체스판 위를 자전거 라이더들이 가로지르는 장면을 표현한다. 이를 통해 eBAY가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각자의 개성을 실현하도록 돕는 플랫폼이라는 브랜드 가치를 강조한다.


4) 영상의 시작과 끝을 극명하게 대비하는 수미상관 구조로 감정적 몰입감을 강화

영상은 자신만의 의미를 확립하지 못한 ‘미완의 존재’인 소년이 자신의 생일파티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후반부에는 비로소 자신을 찾게 된 소년이 생일파티에서 축하받는 장면이 연출되며 영상의 초반과 후반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구조를 보인다. 이러한 수미상관 구조는 미완의 존재로 표현된 소년에게 자신을 투영하도록 유도하고, 이어 이베이를 통한 자기완성의 가능성을 체감하게 하며 감정적 몰입감을 강화한다.



Promotion

‘슈퍼볼’을 매개로 미국 승자독식 구조에 대응하며 포용적인 사회를 만들고자 한 M&M’s

M&M’s는 ‘함께 나눠먹는 가치’를 중심으로 출시되었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경험’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점차 확장되었다. 이에, M&M’s는 자사의 여성 캐릭터인 ‘그린’이 신고 있던 하이힐과 화장을 버리고 운동화 차림의 편안해진 모습으로 탈바꿈하여 강요된 여성성에서 탈피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퍼플’을 신규 캐릭터로 도입해 시대상에 맞는 진보적 흐름으로 다가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나, 보수 진영은 M&M’s 캐릭터의 변화를 두고 진보 진영의 '정치적 올바름'에 지나치게 경도된 사례로 꼽으면서 반감을 드러냈다.


한편, 2023년 미국 연방 대법원이 대학 입시의 소수자 우대 정책 ‘어퍼머티브 액션’ 폐지를 판결한 이후 보수 진영은 DEI 정책이 '역차별'을 낳는다는 공세를 이어왔으며, 이로 인해 일부 기업은 DEI 정책을 축소하였다. 그러나, DEI 정책 폐지 기조는 국가가 직접 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지움으로써 이들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는 거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이때 DEI에 대한 회의적 시선은 미국에 뿌리박힌 ‘승리 독식 구조’ 때문이다. 특히 미국 스포츠는 다른 선수보다 10% 뛰어난 선수가 10000%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기형적인 수익 형태로, 분배구조를 왜곡시킨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엄청난 경쟁 압박을 가하며 특히 패배한 선수나 팀이 대중적 관심에서 배제되거나 시장 가치를 잃는 현상이 흔히 나타난다. 이러한 승자독식 구조가 스포츠 문화에서 DEI의 가치를 훼손하는 상황 속, 독보적인 광고 효과를 갖는 슈퍼볼의 주최 단체인 NFL은 공식적으로 DEI를 강력하게 지지한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M&M’s는 어떻게 자사의 왜곡된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할 수 있었을까?

그림2.jpg 출처: D&AD Awards

M&M’s는 슈퍼볼 LVIII에서 챔피언십 링을 차지하지 못한 준우승자에게 M&M’s 땅콩버터로 만든 Almost Champions Ring of Comfort를 전달하여 스포츠계의 위대한 선수들을 기념했다. 또한 의류 브랜드 Champion와 협력하여 준우승자 팬들에게만 제공하는 한정판 Champion Comfort Collection by M&M'S를 출시했다.


1) 자국에 고착화된 관습적 문제를 정면 대응하여 브랜드 가치를 재정립

M&M’s는 모두를 포용하려는 자사의 브랜드 활동이 되려 정치적 갈등을 일으키며 브랜드 가치가 왜곡되던 상황 속, 미국 최대 스포츠 경기인 슈퍼볼에서 우승 팀만 챔피언 반지를 받는다는 승자독식의 구조에 정면 돌파했다. 이는 미국 사회 전반에 깃든 승자독식 구조와, 이로 인해 패자의 존재 가치가 부정되는 문제에 대응하여 브랜드 이미지 회복을 꾀한 것이다.


2) 자국의 정서가 깃든 오브제를 위로와 보상의 매개로 활용해 타깃과의 감정적 연결 강화

’Almost champion’ 반지의 다이아몬드는 미국인의 정서와 향수가 깃든 ‘땅콩버터 M&M’s’로 제작되었다. 땅콩버터는 미국인들에게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comfort food’로 자리 잡고 있으며, 실패와 좌절의 순간에도 위로와 격려를 제공하는 상징적인 요소로 여겨진다. 이에 땅콩버터를 준우승팀에 대한 위로와 보상의 오브제로 기능시켜, 자사의 브랜드 메시지의 중심인 타깃과 감정적 연결을 강화하고자 하였다.


3) 사회적으로 외면받던 집단에 새로운 정체성을 부여하여 자사의 브랜드 소속감으로 전환하고 장기적 충성도를 확보

M&M’s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의류 브랜드 Champion와 협력하여 준우승자 팬들에게만 제공하는 한정판 Champion Comfort Collection by M&M'S를 출시하였다. 기존 우승 팀 팬덤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바꾸고, 준우승자 팬덤만이 가지는 'Almost Champions 멤버십'을 구축해 새로운 정체성과 자부심을 부여한 것이다. 이를 통해 패배 경험을 자사의 브랜드 소속감으로 전환하여 장기적인 충성 고객으로 확보하고자 했다.



Creative Idea

Billboard Arabia를 아랍 음악만의 독자성을 기반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Billboard

c1655a175606935.Y3JvcCwxMjA1LDk0MywzNTgsNjg.jpg 출처: Behance

전 세계 음반 시장은 서구권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때 미국에서 시작된 빌보드는 1894년 창립 이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 차트로 자리 잡았다. 빌보드는 ‘Billboard Korea’, ‘Billboard Japan’를 런칭하는 등 비서구권 음악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전 세계 음악의 다양성을 발굴하는 플랫폼으로서 자사의 가치를 확장해 글로벌적 영향력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나아가 빌보드는 MENA 음악의 잠재력을 확인하고, 아랍 음악 시장의 독자적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로 “Billboard Arabia”를 런칭했다. MENA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음악 시장이 성장하는 지역으로,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9.5%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빌보드는 아랍 음악 시장의 독자적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성장 동력으로 확보하기 위해, 아랍 음악 차트 시스템과 아랍 음악 시장을 조명하는 분석을 제공하는 Billboard Arabia를 런칭한 것이다.


한편 Arabia의 여러 국가는 과거 영국의 보호국으로 지정되어 외교·군사적으로 강한 통제를 받았으며, 독립 이후에도 서구의 경제적·군사적 개입이 지속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 아라비아 지역의 자연지형은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독립성과 자주성의 상징이었다.


Billboard Arabia 런칭 캠페인, ‘Sounds of the Land’

빌보드는 ‘Billboard Arabia’의 런칭을 기념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모로코, 레바논, 이집트 등의 자연지형에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이를 소리로 변환한 사운드 샘플을 제작하였다. 자연지형에서 수집한 사운드 샘플 35개를 전 세계 아티스트들에게 무료로 보급하였으며, 현대 미디어 및 기술 기업인 ‘gamma’와 협력하여 10개 트랙으로 구성된 "Sounds of the Land" 앨범을 선보였다


1) 국가의 자연지형을 독자적 아이덴티티로 활용하여 자사의 포부를 강화

Arabia의 자연지형이 역사적으로 Arabia만의 독립성과 자주성의 상징이라는 사실에 착안해, 이를 활용한 사운드 샘플을 제작함으로써 ‘Billboard Arabia’를 Arabia 음악만의 고유한 음악적 가치를 기반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2) 개방형 창작 환경 제공으로 파생적(2차적) 가치 창출하여 캠페인의 파급력 극대화

Arabia 전역의 지형에서 나오는 독특한 사운드로 만든 35개의 한정판 Vinyl Record를 만들어 전 세계 아티스트에게 보급하였으며, 특히 공식 웹사이트에는 20개의 샘플을 무료로 공개하였다. 폐쇄적인 소수 유명 아티스트 지원에서 벗어나 모든 신진 아티스트와 기성 아티스트가 자유롭게 창작할 수 있는 개방형 환경을 제공한 것이다.


3) 자사와 비전을 공유하는 기업과 협력하여 일회성 프로젝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

현대 미디어 및 기술 기업인 ‘gamma’와 협력하여 10개 트랙으로 구성된 ‘Sounds of the Land’ 앨범을 제작하고, 해당 트랙을 일 년 내내 개별적으로 출시하였다. 음악의 창작성 중심의 독립적 유통 기업인 ‘gamma’와 협력하여 비서구 음악 시장의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비전을 공유한 것으로, 장기적으로 Arabia의 음악적 가치를 알려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하였다



이처럼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성공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 행정학과 이수연

lsuay081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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