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당연필 - 영감의 계기

영감의 계기


사물을 지긋이 오랫동안 골똘히 바라본 적 있는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눈 안에 사물 하나를 보다 번뜩, 반짝한 것이 뇌리에 켜질 때가 있던가.


대구 남구 대명동에는 책상이라는 카페가 있다.

나무 목재의 책상과 의자, 은은한 갈색 조명 빛이

인상적인 카페다. 10명 남짓 손님들이 앉을 수 있는 조금은 소박한 크기의 공간. 분위기가 소곤소곤 대화하는 분위기이며 테이블 별로 스탠드 조명이 자리해 있다. 앉아 있기 편한 책상과 의자까지. 독서나 글쓰기 등 활동을 하기에 꽤 좋은 장소라 자주 들리는 곳이다.


이 카페는 색다르게 책상마다 몽당연필 하나와 포스트잇, 줄노트가 올려져 있다. 카페 손님들이 기록을 남기고 갈 수 있도록 올려둔 이다. 몽당연필이 얼마나 많은 손님들의 손이 거쳐갔는지 닳고 닳아 몽당한 만큼의 길이가 되어 있다.


연필을 가만 보다가 꼭 연필이 사람의 삶 같아 보였다. 닳을 만큼 쓰인 연필을 보면서,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쳐 지금일까. 나는 어디에 쓰였나. 언가 난색한 질문들이 떠오르며 속에서 울컥이고 밖으로는 표현할 길이 말로 하기에는 산더미라 침묵한다. 밖으로 꺼내기 위해 펜을 들어야 할 때인가 보다. 끄적임이 필요한 지금인가 보다.


또 연필 끝에 남은 지우개를 보며, 연필에게서 실수를 용납하는 인자함을 발견한다. 쓰다가 오차를 수정할 수 있는, 지울 수 있는 기회 허락하는구나. 늘 완벽할 수 없다는 거지. 내게는 삶에서 지우고 버려야 하는 순간이 있을까.


괜찮은 소스인 것 같군. 시작과 끝, 그리고 과정을 펴내 볼 수 있겠다. 몽당연필 같은 모든 이들에게

몽당연필을 빌려 짧은 글을 써내도 괜찮겠다.


몽당연필 같은 이들에게,

시 한 편과 몽당하지 않은 삶의 질문들을

함께 던져 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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