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욕은 나를 정의하지 못한다 – 개정판》

자작시

by 욕망의 화신 경희

나는 장애와
내가 여성이라는 정체성이
자랑스럽다
사회는
나의 뒤틀린 몸에
낙인을 찍고
시민의 권리를
박탈하려 하지만
나는 안쪽으로 숨지 않는다
지역사회에서
내가 나로,
우리가 우리로
살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저항하며 산다
나는 오늘도
당당히
싸가지 없는
나쁜 장애인으로
산다
그 삶이
자랑스럽다
나는 도움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권리를 쓰는 사람이다
서류 위에 줄 긋는 손보다
내 몸의 떨림이 먼저 말한다
모멸은 언제나
친절한 얼굴로 온다
“그래도 많이 해드린 거예요”
그 말이 내 하루를 반으로 접어
쓰레기봉투에 넣는다
자존감은
칭찬이 아니라
내 이름을
스스로 부를 수 있을 때 생긴다
“장애인도 시민이다”
이 문장을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내가 말할 수 있을 때
생명은
호흡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권리다
언제 일어날지
어디로 갈지
누구와 살지
결정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숨이 붙는다
그러니
나를 동정하지 마라
나는 불쌍해서 사는 게 아니라
존엄해서 살아 있다
오늘도 나는
권리를 연습하지 않는다
나는 이미
권리 그 자체로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