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앞 벤치. 조금 이른 아침.
한 학생이 벤치에 앉아 있다. 다리를 어설프게 꼬고, 상의는 풀어헤친 채, 하늘을 보고 있다. 잠시 후, 다른 학생이 들어온다. 두 손엔 아이스크림이 있다.
은설 : 파랗다.
선우 : 난 덥다.
은설 : 지구는 조금만 있으면, 겨울도 없어진대.
선우 : 안다.
은설 : 그때 우리는 없겠지?
선우 : 신경 안 써. 노력하면 되겠냐? 안 돼.
은설 : 세상 모든 걸 비틀어 보시는 님, 인정.
선우, 은설의 손에든 아이스크림을 빤히 본다.
은설, 알면서도 가만히 선 채 자기 것만 연신
선우 : 나 주려고 산거 아니냐?
은설 : 응.
선우 : 그런데.
은설 : 왜 안주냐고?
선우 : 그래.
은설 : (아이스크림을 보며)이걸 가만히 놔두면, 어떻게 될까?
선우 : 녹지, 임마.
은설 : 녹으면?
선우 : 헛소리 좀.
은설 : 녹으면. 못 먹어?
선우 : 그럼 넌 땅에 떨어진 걸 핥아먹게?
은설 : 그치? 그건 좀 내 MBTI에도 안 맞고.
선우 : (손을 뻗어 가로채려 하는데)안 줄거면 왜 샀냐?
은설 : 녹아서 땅에 떨어지면 쓸모없어지겠지?
선우 : 됐다. 안먹고 말지. 너나 많이 먹어라.
사이
선우 : 좀 줘봐. 더워.
은설, 가볍게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