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설, 가볍게 웃으며 아이스크림을 준다.
선우 : 맛있네, 아이스크림. 이게 뭐라고 사람들은 줄을 서서 먹을까? 그냥 아이스 크림인데.
은설 : 근데 넌 맛있다 했잖아.
선우 : 제길. 허점이 발견되고 말았다.
은설 : 맛있으니까 먹는 거지. 다 이유가 있는 거야. 잘 되는 집은.
선우 : 이제 뭘 하며 살아야 하나.
은설 : 뭘 하며 살지? 이젠.
선우 : 모르겠다.
두 사람, 서로 눈을 마주치며 웃는다.
선우 : 난 장사나 한 번 해보려고.
은설 : 갑자기? 자격증 따놓은 거 있어?
선우 : 어차피 대학도 뭉그러진 거, 지금부터 배우면 된다. 난 아직 젊어.
은설 : 자신감은 월드 클래스야. 무슨 장사로 세계를 뒤집으시게?
선우 : 비밀이야.
은설 : 너 아무것도 없지?
선우 : 있어.
은설 : 말하면 부끄러워서?
선우 : (멈칫 했다가)준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은설 : 완성형 인간이 되시겠다. 돈을 얼마나 벌려고 폼을 잡으시나? 시작도 안 해놓고?
선우 : 뭐라도 파면, 밥 세끼 못 먹겠냐.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나아.
은설 : 오, 철학자.
선우 : 감사.
사이
선우 : 넌.
은설 : 왜.
선우 : 뭘 할 건데.
은설 : 나.
선우 : 대학이냐? 너도?
은설 : 갈까? 대학.
선우 : 넌 성적도 됐잖아.
은설 : 가면 연애 할 수 있겠지?
선우 : 데이트도 하고.
은설 : 졸업도 하고.
선우 : 취직도 하고.
은설 : 결혼해서
선우 : 아기 낳아
모두 : 꼰대가 되었답니다.
둘, 잠시 웃는다.
은설 :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선우 : 그럼.
은설 : 여행 가볼까 해.
선우 : 좋네, 여행. 어쩌면 그게 더 판단력 오질 수 있어. 더 넓은 세상에서 네 꿈을 펼쳐.
은설 : 경제 시간에, 책에서 알프스 사진을 본 적 있거든? 하얀 거야. 한국 산은 다 초록색 인데, 스위스 산은 하얀 색인거지. 궁금했어. 만약, 내가 저 높은 곳에 오르면 세상도 모두 하얗게 보일까?
선우 : 그래서. 가보게?
은설 : 응. 먼저 그것부터 하려고.
선우 : 판타지가 참.. 남 생각할 때가 아니지 나도. 마음대로 해라.
은설 : 마음대로 하는 게 좋은 거겠지?
선우 : 네 인생이잖아. 누가 뭐래.
은설 : 맞아. 내 인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