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산

하얀 산에 가고 싶다

by 이한

선우 : 네 인생이잖아. 누가 뭐래.


은설 : 맞아. 내 인생이니까.


선우 : 꼰대들은 네가 뭐라고 떠들어도 안 들어. 그냥 자기가 하라는 대로만 하라 그러지.


은설 : 우리도 나이 들잖아.


선우 : 근데?


은설 : 우리도 언젠가 그러겠지?


선우 : (몸서리치며)으. 싫어. 차라리 죽고 말지.


은설 : (선우를 한동안 보다)난 뭐든 좋아. 잔소리도, 푸념도. 옛날엔 싫었는데, 지금은 다 좋아.


선우 : 넌 불만이 없냐?


은설 : 하얀 산에 가면, 생각이 또 바뀔지도.


선우 : 어이구, 이름 놔두고 굳이…. 돈 많이 들텐데.


은설 : 너도 같이 가자.


선우 : 싫어, 임마. 비싸.


은설 : 후회할 텐데?


선우 : 그때 바빠. 다음에 가.


은설 : 후회할 텐데...


선우 : 너가 내냐?


은설 : 너가 간다 하면.


선우 : 진짜지?


은설, 미소를 지으며


선우 : 오케이! 콜! 언제? 나 장사 시작하고 가면 안 된다. 너 일부러 그때 시간 맞춰서 가 려...


은설, 가방을 메고 일어나


선우 : 가게?


은설 : 또 보면 되지.


선우 : 이제 좀 재미있어졌는데.


선우 : ...


은설 : 그날, 꼭 가자.


선우 : (떨리는 목소리/아주 작게)꼭.


은설 : (가방을 메고 가다가 돌아서)선우야. 졸업 축하해.


은설, 멀어진다.

선우,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이 녹고 있다. 한 입 크게 물어 먹는다.

멀리 확성기에서


방송 : 학생 및 학부모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곧 졸업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학생들의 안전과 본식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타고 오신 차량은 운동장에 주차를 삼가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이제 곧 2024년도 졸업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오늘 참석하실 학부모 여러분과 학생들은...


선우, 일어나 가방을 메고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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