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기억

by tricky boy

전역 후 복학하고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시간이 참 빠르다. 공모전, 과외, 대회 준비에 영어 회화 학원, 5전공 수강, 학회 활동까지 겹치다 보니 자연스레 운동과 멀어지고 있다. 바쁘다는 건 스스로에 대한 핑계일까? 직장에 다니면서도 꾸준히 운동하시는 분들을 보면 새삼 존경스럽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오늘은 볼일이 있어 당일치기로 본가에 다녀왔다. 오랜만에 여유롭게 거리를 걸었는데, 벚꽃이 정말 예쁘게 만개해 있었고 날씨도 무척 좋았다. 학교에서 봄 축제를 할 때도 줄곧 도서관에만 박혀 있었던 터라, 벚꽃을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본 건 올해 들어 처음인 것 같다.


길을 걸으며 키드밀리의 새 앨범을 들었다. 이번 앨범, 사운드가 정말 잘 뽑혔다. 편하게 듣기 딱 좋은 느낌이다. 사실 이번에 본가에 온 건 집안일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학생 때부터 좋아하면서도 다가가지 못해 늘 지켜만 보던 '그녀'를 만나기로 한 약속 때문이기도 했다.


작년 7월, 군대에 있을 때였다. 새벽 근무를 서다 잠시 교대하고 쉬는 시간에 선후임들과 첫사랑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문득 그 친구 생각이 나서 이야기를 꺼냈더니, 선임이 "용기 내서 한번 연락해 보는 게 어때?"라고 부추겼다. 뭔가 갑작스럽게 연락하는 건 이상할 것 같아 망설이다가, 마침 8월에 그 친구 생일이 있어 축하를 명분 삼아 연락을 남겼다. 그렇게 이어진 연락이 어찌저찌 닿아, 이번 4월에 서로 시간이 맞아 만나게 된 것이다.


스스로도 신기하다. 학창 시절이나 20대 초반의 소심한 나였다면 상상도 못 했을 일이다. 돌이켜보면 군대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며 자신감이 많이 붙은 덕분인 것 같다. 그땐 매일 꾸준히 운동을 했고, 여러 도전을 했었다. 남들이 꺼려 했던 상담병사, 조종수, 분대장, 그리고 행정병까지 할 수 있는 보직은 다 했던 거 같다.


전역 후 문득 드 생각이, '군대'라는 공간은 누군가에게 그저 1년 남짓한 시간을 낭비하는 곳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너무나도 좋은 사람을 만나고 다시는 할 수 없는 새로운 경험들을 했다


그래서 앞으로 이 블로그를 통해, 나를 변화시켜준 군 생활의 일화들을 하나씩 풀어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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