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이 끝났다

by 혁준

오랜만이야 잘 지냈어?라는 말 한마디에 잠시동안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어떤 날은 원망하고, 어떤 날은 그리워하고 많은 감정들을 겪으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막상 연락을 받으니 어색한 한마디가 나갔다.


무슨 일이야?


사실 예전부터 만약 네가 다시 연락이 온다면 어떻게 멋있게 말을 할까 혼자 머릿속으로 수백 번 수천번을 더 그렸던 상황인데 머리가 굳은 듯이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녀는 조금은 어색하지만 담담하고 밝은 목소리로 안부를 전했고

지금은 임용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2014년 그 해 봄

학교의 수업이 끝나고 늦은 저녁 같이 집을 갔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재밌었던 일, 힘들었던 일을 나눴고

너와 걷는 이 순간이 내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


너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싶었던 나는, 말도 안 되는 변명거리로 이마에 먼지 붙었다고 거짓말을 하며 이마를 쓰다듬었고 긴장한 탓일까, 설렜던 것일까 귀에서 들리는 심장 소리가 내 마음을 대신했다.


2014년 그 해 여름

이사를 가게 되어 너와 같이 집에 갈 수 없게 되었을 때

나를 데리러 오는 부모님에게 30분 뒤 끝난다고 거짓말하며 너를 집에 데려다주고 다시 학교로 미친 듯이 뛰어갔다.


그리고 여름 어느 날

너에게 고백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너의 얘기만을 들었고 그리고 가로등을 지나고 너의 집 앞 공원에 도착했을 때


내가 서영이 너를 좋아하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더 많은 말들을 준비했었는데 아무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 네가 말했다

"나도"


그렇게 우리의 서로의 짝사랑이 끝이 났다.

그리고 첫사랑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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