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월요일 시작일기
이른 아침 등교하는 학생이 많았다
퇴근 시간처럼 버스에 실려 있는 아이들
시간표가 있으면 대체로 쫓기게 된다
학생과 나의 나이 차이를 생각한다
나이는 행동지시사를 더하는 일
'9시까지 출근하기', '마그네슘 챙겨 먹기'
‘친구에게 메일 하기', '볶음김치 해치우기'
나는 여행보다 생활을 사랑하며
예정 없는 약속은 거절하게 되었다
지하철에서 시집을 편다
『나쁘게 눈부시기』
최근 합평에서 내 시의 방법론이
서윤후 시인과 닮았다고 들었다
곁을 내어주지 않는 묘사, 선명한 경계.
그래서 시인의 글을 자꾸 찾게 되었나
그는 나와 같은 세기를 지난 사람이다
최근 위장이 아프다
구체적인 증상이 삶을 고문한다
처방약이 싫지만 죽을 수는 없으니까
생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흙에서 추출한 성분의 효능과 효과
아직 밝히지 못한 채
작용하는 치료제들
정말 아팠는데 퇴근과 조퇴의 순간
호전되는 몸처럼
대화만으로도 괜찮아지는
누군가
그 기쁨은 우연한 순간일 뿐이라서
슬픔도 함께 온다
저녁이 오기 전 세탁기
젖은 수건을 넣는다
옷걸이가 유난히 튀어 오르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