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번 버스

8월 화요일 시작일기

by 이수연

0번 버스


저녁 10시쯤 버스를 탔습니다

약없는 밤은 버티기 어려워요


산의 곡선을 따라 놓인 도로

지금은 아무도 없군요

승객도 세사람 뿐입니다


언덕을 내려오면서

또래들을 생각했어요 그들은

아름다웠고 끝내 슬퍼집니다


정류장을 지납니다

타는 사람이 적군요

얼굴에 피곤이 묻어 있지만

이제 집으로 가는 것이니까요

자리에 앉아 모두 눈을 감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같은 교복의 아이들이 있군요

어떤 아이는 슬리퍼를 신었고

옆 자리 친구와 소곤거리며 웃고 있습니다


보세요

이제 낮고 느슨하고

느즈러진 마을에 도착합니다


0번 버스는 하루 11번 운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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