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젠더 수업 리포트: 젠더교육 활동가의 눈에 비친 우리 성교육의 안팎(이유

by 박조건형

젠더 수업 리포트: 젠더교육 활동가의 눈에 비친 우리 성교육의 안팎(이유진)


달리 작가님은 몇년전 지리산중심으로 활동하는 살롱드마고 단체를 통해 알게 되어 자주 만나고 이야기 나누었던 작가님이다. 지금은 살롱드마고 책방을 운영하신다. 두권의 책을 냈음에도 여전히 작가님이란 호칭이 낯설다는 달리님. <몸이 말하고 나는 쓴다>도 좋았고, 달리 작가님이 페북을 통해 쓰시는 글이 늘 문제의식을 담고 깊이 사유하며 쓰셨기 때문에 두번째 책을 쓰신다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어떤 주제의 책인지도 모르고 나는 무조건 나오면 사서 봐야지 생각을 했었다.


두번째 책 <젠더 수업 리포트>는 첫책과는 또 다른 느낌의 책이지만, 이 책은 많은 이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훌륭한 텍스트이자 아카이빙이었다. 달리 작가님은 7년째 젠더교육 활동가로 학교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이어 오고 계신데, 젠더교육의 현실은 고구마를 먹은 것 같은 답답함과 분노, 슬픔의 현장이다. 최근에는 페미니즘에 대한 반감 때문에 백래시 현상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책을 읽으며, 내가 사는 세상이 아직 이정도라는게 안타깝고 슬프고 화가 났다. 작가님이 젠더교육 활동을 하시는 것은 자신이 사는 세상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바램에서이고, 나또한 페미니즘을 15년째 이어 공부해오고, 올해에는 내게 남자 페미니스트 라는 정체성을 부여하고 선언을 한 것도, 남자 페미니스트와 관련해 강연을 해볼려고 기획한 것도 달리 작가님과 마찬가지로 내가 사는 세상이,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고 평등하고 자유로운 세상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물론 내가 잘 살기위해서 페미니즘을 공부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학교 교육 현장은 여전히 보수적이고 남녀 성별 이분법을 기반으로 한 교육을 하고 있다. 학생들도 부모들도 아이들도 페미니즘에 대해 젠더교육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지만, 그 근거들은 빈약하다. 페미니즘은 질문하는 철학이고, 기존의 권력질서에 균열을 일으키는 질문을 하기에 불편할수 밖에 없다. 내가 당연하다고 살아온 공기에 대해 그거가 아닐수 있다고 하니 사람들은 익숙한 것을 선호하지 내가 익숙한 것들이 나쁘거나 잘못된 것일수 있다고 질문하는 페미니즘에 대해서 반감을 가질수 밖에.


달리작기님이 교육현장에서 만나는 현실을 책으로 만나니 내속에 천불이 날 정도로 답답함을 느꼈다. 학교의 젠더교육 현실은 아직 이정도 밖에 안되는 것이다. 나는 이 경험들과 사유들을 또 나누고 싶어서 어느 책방 대표님에게 제안을 했고, 1월 말에 이 책을 읽고 독서모임을 하기로 날짜를 잡아 놓았다. 그 책방엔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는 교사들이 많이 오시는 편이라 그분들의 교육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싶기도 했고, 그들이 느끼는 한계와 절망을 격려하고 싶기도 했다. 어떤 교사는 ‘우리에겐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영상을 찍었다는 이유로 남초 사이트와 극우 커뮤니티를 통해 신상 정보가 털리고 학교에 악성 민원이 이어져서 큰 상처를 받은 일이 있다. 휴직과 복직을 반복하실 정도로 그 상처는 쉽게 치유되지 않았고, 그 치유일기가 책으로 나온 것이 <다시 내가 되는 길에서: 마중물 샘의 회복 일지> 이다.


낮시간을 온전히 화물납품운전을 하다보니 교육받을 시간이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성폭력예방교육과 성평등 교육과정을 이수해 학교에서 학생들과 만나는 일을 하고 싶기도 하다. 아이들은 매체와 어른들의 문화를 통해 성차별적이고 성폭력적인 문화를 무분별하게 무비판적으로 흡수하고 있고, 교사 사회는 너무나도 보수적이고 교사들이 자유롭게 수업을 할 수 있는 분위기는 자꾸 제약을 받을 정도로 교권도 무너지고 있으니깐. 다만 안타까운 것은 교권이 무너지는 것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의 가치를 존중하지 않는 세상과 교사들과 부모들 탓인데, 교사들은 학생인권이 높아지면 교권이 무너진다고 학생인권 탓만 하고 있으니 그것도 그것대로 답답하다.


책을 읽으며 답답한 학교에서의 젠더교육현실에 갑갑함을 느낄수 있겠지만, 회의하고 절망하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거야 라고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솔직히 편하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앞으로 자라나는 남자아이들이 자신과 다른 타인을 존중하고 여자아이들을 존중하는 문화를 만들고 본인들 또한 남자다워라는 틀에 갖히지 않고, 여자아이들 또한 안전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가는 길이란 녹녹치 않다. 달리 작가님이 젠더교육 수업에 들어갈때마다 매번 배에 힘을 주고 들어갈 정도로 젠더교육 현실은 매운맛이다. 이 첵에 소개된 에피소드들은 아마 작가님이 순한맛으로 순화해서 이정도 이지 않을까. 자신이 사는 세상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7년을 활동해 오신 것처럼, 우리들도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함께 고민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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