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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현소의 유방암 이야기(글, 그림 현소)

by 박조건형

암은 누구에게나 있어요: 현소의 유방암 이야기(글, 그림 현소)


현소 작가님의 자전적 에세이 책. 분량은 아주 짧아서 금방 볼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정도의 짧은 내용도 절실한 누군에게는 반가운 책이 될수도 있다. 그래서, 구매해서 읽어본 책.


POD출판 방식은 Print-On-Demand Book Publishing 의 약자이다. 교보문고에서 자체적으로 POD방식을 하고 있어서 독립출판보다 더 수월한 방식으로 책을 낼 수 있다. 나도 교보문고에 들어가서 찾아본 건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나, POD출판을 검색해보니 간단한 정보들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우울증을 잘 기록하고 있는 우울증 친구 한 분에게도 POD로 출판해보라고 POD출판 포스팅을 공유해 드리기도 했다.


<암은 누구에게나 있어요>는 현소 작가님이 33살에 유방암을 진단받고 쓴 책이다. 많은 내용이 담겨 있지는 않다. 어떤 방식으로 치료를 받으셨고, 그 힘듦들은 어떠한지는 자세하게 담긴 에세이는 아니다. 그림과 글로 알기 쉽게 유방암과 관련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41페이지에 “암에는 원인도 이유도 없대, 감기처럼 어쩌다 걸렸을 뿐. 원인을 자신한테서 찾지 말자. 그냥 재수 없는 일이다 생각하고 충분히 나을 수 있으니 자신을 탓하지 말고 회복에만 집중하자.” 라는 부분이 나온다.


영화 <매그놀리아>는 내 인생영화다. 3시간의 긴 러닝타임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몰입해서 본 영화. 내가 깊은 우울증 상태일때 봤는데, 큰 위로가 된 영화이다. 영화속 주인공들을 모두 커다란 상처를 가진 인물들이다. 삶이 절망적이고 슬프고 자살을 시도하는 인물들도 나온다. 그런데도 위로가 되었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하는 일들이 세상에는 늘 일어나고 있다는 메세지가 주는 어떤 큰 위로. 영화의 한 장면. 갑자기 하늘에서 커다란 두꺼비들이 우박이 떨어지는 것처럼 사납게 내리는 장면이 너무 강렬하다. 영화속 인물들이 모두 괜찮아지거나 문제가 해결되고 그런건 없다. 그런데도 위로가 되었다. 우울증은 오랜시간 어쩔수 없이 가지고 살아가야하는 질병인지 도른다. 그래서, 33살에 유방암을 진단받은 현소 작가님의 자전적 이야기가 나는 귀하고 반갑게 느껴졌다.


한동안 원망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우셨을 것이다. 왜 나인가? 하는 원망들. 나또한 마찬가지이다. 왜 나는 우울증으로 심한 무기력으로 이렇게 괴롭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원망. 남들이 다들 누리는 것들을 왜 누리지 못하고 살아가야 하는지. 개인상담을 통해 내 우울증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그래도 원망스러운 것은 어쩔수 없다. 그 어쩔수 없음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각자에 따라 시간이 다 다를 것이다. 그 시간을 잘 견디고 지나서 받아들여야 그 후의 삶이 보일수 있다.


현소 작가님도 자신의 유방암을 밝히고 몸과 마음을 관리하고 사는 삶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있다. 인스타에 관련내용들을 자주 포스팅 하신다. 33살에 유방암진단을 받았어도 그래도 우리는 살아야 한다. 15살때부터 44살까지 29년을 우울증으로 보냈지만, 그게 지금은 내 삶의 엄청난 원동력이 되었다. 현소 작가님도 자신을 받아들이고, 성실히 몸과 마음을 관리하며 즐겁게 잘 살아가시길 응원하고 싶다.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생존하고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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