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지 머리 감겨주기
짝지 머리 감겨주기
어제 밖에서 늦게까지 카페에서 원고 작업하고 집에 들어오니 짝지가 자기 머리를 감겨 달라고 말하는 거였다.
짝지 등에 종기 같은게 오랫동안 볼록하게 나 있어서 종기 같으니깐 병원가서 치료 받고 오라고 했더니 금요일 병원에 가서 작은 수술을 받고 왔다. 국부 마취를 하고 등을 갈라 기름을 긁어 냈다고 했다. 당분간 항생제와 수액을 맞으러 다녀야 하는걸로봐서 종기 밑에서 긁어낸 부분이 넓은 거 같았다. 토요일에는 짝지따라 병원에 가서 소독하고 항생제, 수액을 맞고 왔다. 등을 갈라서 그런지, 팔을 올리는게 많이 불편해서 혼자 머리를 감을 수 없는 모양이었다.
옷에 물이 튈까봐, 나는 빤츠 바람으로 욕실에 먼저 들어갔고 짝지는 선채로 수건을 목에 두르고 머리만 조금 숙였다. 샤워기 온도를 손으로 재보고 짝지 머리를 감겨줬다.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조심히, 머리를 물에 적신후 샴푸를 손에 묻혀 머리를 감겼다. 간지러운 부분 시원하게 손가락으로 적당히 벅벅 긁어주었다. 우리가 부부로 오래 살다가 한 사람이 몸이 불편해지면 이렇게 해줄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샴푸를 하고 난뒤 샤워기로 헹궈냈다. 머리에 물기를 꼭 짜고, 수건으로 머리 터는 것도 힘들어서 머리도 털어 주었다.
짝지의 머리를 처음 감겨주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울 짝지 등 상처 얼른 아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