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글
오감을 활용한 시창작 수업
희타 작가님의 안내로 8주동안 끼리끼리 사진놀이를 재미있게한후 매주 보던 시간들이 끝나서 멤버들이 다들 아쉬워 했다. 윤정님의 어머님이 끼리끼리 사진놀이 같은 재미있는 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들 모두 흥미있어 했다.
송진 시인님의 안내로 오감을 활용한 창작놀이 수업을 들었다. 시인님은 집에서 사과를 씻어 오셨다. 처음엔 대체 뭘하나 싶었다. 사과의 냄새를 맡아보고 떠오르는대로 상상의 글을 써보라고 하셨다. 아무 냄새가 나지 않았다.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 몰라서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걸 들었다. 나는 이렇게 썼다.
“방독면을 쓰고 2.5톤 화물차를 운전하며 하늘로 날아 올라가고 창밖으로는 해질녁의 노을로 세상이 노랗고 빨갛다. 창밖으로 단골 원유로 남양산점 사장님이 날 쳐다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표현은 구체적으로 하라고 하셨다. 그 다음에는 촉각으로 글을 써보라 하셨다. 멤버들이 표현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다들 주춤거림없이 놀이처럼 재미있게 상상의 글을 잘 적었다. 원래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초감각까지 다 표현을 해보는데, 멤버들이 너무 표현을 잘해서 건너뛰고 창작수업으로 넘어갔다. 사과를 마음가는대로 칼로 잘라보라고 하셨다. 어떤 분은 자르지 않는 분도 있었고, 나는 잘게 잘게 잘게 조각내었다. 문득 세포분열이 떠올랐다. 1연은 상상력으로 써보라고 하셨고, 2연은 그걸 구체적으로 묘사하라고 하셨다. 3연은 구체적 묘사와 상상력을 플러스하라고 하셨다. 그렇게 탄생한 내 첫 창작시.
세포분열 -박조건형-
사과를 자르면 자를수록 자른 조각에서 동그란 얼굴의 김비가 자꾸 나타났다.
김비1,김비2,김비3이 서로 수다를 떨고 그중 김비7은 나에게 다가와 귓속말로 이야기를 했다.
김비7이 내 귀에 대고 이야기를 하는 걸 본 김비13이 질투에 쌓여 김비7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뒹굴었다.김비1,김비2,김비3……..김비14,김비15,김비16,김비17이 그 둘을 보고 깔깔깔 웃는다. 나도 이 김비들이 귀여워서 웃었다.
시라는걸 전혀 읽을줄도 모르고 흥미고 못느끼는 사람이었는데, 송진 시인님의 안내로 시를 만들어보니 시인들이 이런 연상작용으로 시를 쓰는구나 알게된 시간이었다.
그리고, 송진 시인님이 나눠주신 시집중에서 자신이 만든 시와 비슷한 시를 골라보로고 하셨고, 나는 [고고 꼬부기] 라는 시를 골라서 낭독했다.
고고 꼬부기 -송진-
ㅎ웃는다
세상의 디자이너
가자
어디로
산호나비 가득한 곳
뭐하러?
그냥
그냥이 좋다
꼬부기가 그냥 좋듯이
ㅎ
ㅎ
그냥 있는 그대로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