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너른 벽에서 놀고 있습니다.
저의 경남권 두 아지트 중 하나(다른 한 곳은 울산의 자크르 책방겸 비건빵집입니다)인 너른벽에 책읽으러 놀러왔습니다. 책을 읽거나 그림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노안안경을 안챙겨 와서(항상 챙겨다니는데…) 딴짓하다가 너른벽에 비치된 책 한권을 빌려서 빌려갈겸 지금 읽고 있습니다. 공교육에서 페미니즘을 정식수업으로 두는 곳은 거의 없는데, 한예종에서 수업을 하면 남학생에게 들었던 반페미니즘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변들을 모은 책입니다.
그리고, 노동운동하시는 분인데 젠더적 고민을 인지하고 계시는 남성분이 있다는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그분을 뵈러 3시까지 기다리고 있습니다.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젠더적인 개념을 탑재한 남성을 만나기란 사막에서 바늘찾기 거든요. 그래서, 대화가 통하는 분인가 하는 호기심에 사장님에게 전해달라했더니 바로 전화를 해보시고 오시기로 했습니다. 타이밍이 절묘하지요?^^
저는 10대, 20대, 30대 남성들이 가진 페미니즘에 대한 원색적이고 노골적인 그 반감을 어디에서 어떻게 뚫고 들어가 그들에게 페미니즘이 자신과 연결된 자신의 해방과 연결된 공부라고 인지하게 만들지에 대한 고민을 요즘 하는 편이라 관련책들을 찾아 읽고 있었거든요. 자신들은 남성중심사회에서 혜택으로 받은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여성들이 자꾸 자기 목소리 내며 불편하다고 하는게 심기에 거슬리는 것 같습니다. 경쟁사회에서 자신의 생존(경제력을 포함)이 쉽지 않다보니 늘 불안을 내포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공정에 그렇게 목매다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이 사는 세상은 남성과 여성에게 공평한데 여성들이 억지부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들을 하나하나 붙잡고 설득하며 제 에너지를 뺄 생각은 없습니다. 약간의 고민이 있거나 배울려는 의지가 있는 분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 그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을 던지고 싶은 것 뿐입니다. 저는 페미니즘을 18년째 공부해온 것은 나에게 이익이기 때문에 공부를 해온 거거든요. 이타적이거나 공적인 마음때문이 아닙니다. 우울증이 심한 그당시의 나에게 존재자체로 경쟁력 없어도 우울증이 있어도 월수입이 적어도 비정규직이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게 페미니즘으로 느꼈거든요. 남자의 짐을 내려놓고, 울어도 되고, 여려도 되고, 그냥 나로써 살수 있게 만들어준 것이 페미니즘 철학입니다. 이 좋은 것을 왜 그들(10, 20, 30대 남성들)은 극구 부인하나….하는 안타까움입니다. 페미니즘공부는 노후보장이다는 제가 내미는 문구 중 하나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경제적 능력이 줄어들수록 남성들은 취약한 자신이 나와 다른 타인과 함께 사는 법을 지금부터 배워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 경제력을 잃은 남성들 중에 타인의 도움을 받는 것을 그렇게나 자존심 상해하고, 타인에게 도움도 요청 못하고(타인에게 도움받는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기에) 늙은 노인 남성들은 고립되어 고독사하는 경우가 저는 선선히 그려집니다. 예전처럼 노인들을 어르고 달래고 도움을 받게끔 하는 것도 한계가 있잖아요. 제가 미는 문구중에 하나가 페미니즘 공부 안하면 연애 못하거나(갈수록 젠더 감수성을 지닌 여성들이 많아질 것이기에) 이혼당하거나(여성들은 예전처럼 참고 살지 않습니다. 자녀가 어느정도 크면 동반자랑 너무 안 맞으면 이혼을 선택하는 여성이 많을 것입니다) 고독사 당한다(남성들은 관계 맺는 법, 소통하는 법, 돌봄하는 법, 자기를 돌보는 법을 평생동안 거의 배운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입니다.
아마 그들이 자신의 취약성을 인정하고 직면할수 있을때, 그 취향성을 여성으로 사는 삶의 취약성과 연결해서 사유활 수 있을때 공부해봐야겠다 마음먹겠지요.
지금, 경주 근처에 계시는분, 너른벽에 놀러오세요. 제가 반갑게 환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