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공부
나의 임신중지 이야기(오드 메로미오)
작가가 경험한 8년전의 임신중지 경험을 다룬 그래픽 노블이다. 만화의 처음은 산부인과에서 일어나는 폭력적인 상황에 저항하는 활동을 하고 글도 쓰는 일반의 마르탱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오드는 임신한 사실을 부모에게도 알리고 부모로부터 너의 어떤 선택도 지지한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임신중지를 알아보고 선택하고 경험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임신중지는 큰 상실의 경험이다. 여성은 늘 임신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섹스를 하는데, 남성들은 파트너의 임신가능성에 대해서는 무지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고 배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혼한 여성들또한 임신중지를 하는 경우가 많다. 완벽한 100% 피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콘돔조차 덜 느껴진다는 이유로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티비프로들을 봐도 정관수술이 남성으로써의 큰 상실인것인 마냥 거부하거나 꺼리는 남성이 수두룩하다. 왜 자신의 소중한 파트너의 몸에 대한 배려는 이리도 없을까.
오드는 친구는 아니지만, 편안한 여성동료에게 5개월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마사지를 받으며 몸과 마음이 위로받는다. 후반부에는 마르탱의 이야기가 나온다. 마르탱은 일반의 이지만, 여성이 경험하는 임신중지 수술에 관심이 많고 여성들이 경험하는 아픔과 상처에 공감한다. 우연히 산부인과에서 하는 임신중지 시술을 참관하는 기회를 가지며 나중에는 임신중지 수술을 하는 의사가 된다. 마르탱은 페미니즘을 막 공부하기 시작하는 남성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를 한다. 임신중지 수술을 받으러 오거나 상담을 하러 온 내담자들에게 조언과 충고질을 한다. 그때 동료 의사가 마르탱을 살짝 데리고 와 조언을 한다.
p 132 안락한 삶을 가지면 이해 못 하는 일이 많아요. 우리나 선생님들은 판단없이 맞이하기 위해 있는 거에요.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우리 일은 그들을 구하거나 교훈을 주기 위한 게 아녜요.
p139 - 그들에게 조언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다. 환자가 원하는 만큼 했다.
남성 페미니스트로써 오랜시간 공부를 해왔고 앞으로도 쭈욱 공부할 생각이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의 의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거나 들을때 왠만하면 조언질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다. 경청을 원할때는 경청만.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잘 캐치하고 그 원하는 것만 하면 된다. 그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성들이 페미니즘을 공부할때 여성으로써의 경험이 없기에 머리속의 지식으로만 머물 때가 많다는 걸 늘 인지해야 한다.
지금이순간에도 섹스를 한 후 임신이 된 것은 아닐까 고민하는 여성들이 있을 것이다. 수술할 수 있는 병원을 알암알음 찾고 있는 분도 있을 것이다. 임신중지에 대한 정보도 적고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도 아니다보니 적절한 수술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섹스를 하는 남성들도 상대방이 임신이 될 가능성이 있음을 늘 상기하고 상대가 안전함을 느낄수 있게 피임을 하고 섹스를 해야한다. 임신중지는 합법 불법을 논할개념이 아니라 여성 자기몸에 대한 당연한 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