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공부
부산대에서 권김현영 선생님의 강연.
부산대에서 남성성과 관련된 여러가지 기획들이 있었다. 독서모임과 영화모임이 6~7월에 있었고(여름에 취약하다보니 그 모임까지 할 여력이 될지 자신이 없어서 아예 신청하진 않았다), 8월에는 4주에 걸쳐 남성성 아카데미 강연이 있는데, 오늘은 첫 시간을 권김현영선생님이 열어주셨다. 공저로 참여하신 <폭주하는 남성성> 사인도 받았는데, 책속에서 다룰 수 없었던 뒷 이야기들과 민감한 이야기들을 너무나도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들려주셔서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선생님의 강연을 이번까지 세네번째 들은거 같은데, 늘 느끼지만 글도 잘 쓰시고 강연은 더 잘하신다는 생각이다.
10대 20대의 인셀문화와 극우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역시 여성학자 연구자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내가 모르는 방대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우익청년단톡방에 몰래 침투하여 얻은 그쪽 이야기까지 부연해 주셨다.
그리고 남성성 아카데미를 기획해 주신 박정오 선생님도 만난 것이 참 기뻤다. 서울의 남한페(남자 페미니즘 모임) 활동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지역에서도 페미니즘을 고민하고 공부하는 남성을 만나기를 늘 고대했기 때문이다. 이번 아카데미가 다 끝나고나면 이번 남성성 아카데미에 참석한 남성(20% 정도라 했다)들 중에 관심있는 분들을 모아 이야기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신다고 했다. 그때 뜻이 있는 분들이 있다면 내년에 지역에서 페미니즘을 공부하고 활동하는 남성 모임을 해볼수도 있을 것 같다. 박정오 선생님은 출판사 대표일을 하시면서도 대학원에서 남성성을 주제로 공부도 하시고 활동가로서 활동도 하신다. 정말 내가 원하던 분 이셨다.(얼굴 뒤에 후광이…….ㅎㅎ)
거제에서 ‘동네책방연결’을 운영하신 대표님이 아드님과 함께 와서 강연을 듣고 권김현영선생님에게 질문을 하셨는데, 강연끝나고 인사드리고 명함도 드리면서 다음에 한번 놀러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경주의 페미니즘책방 너른벽을 이야기 하니깐 아셨고, 거제에서는 거의 불모지라는 말씀을 하셨다.
작년 <어른 김장하> 영화를 보고난 이후로 40대 남성어른으로서 이 사회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부분에서 인식을 하게 되어 남성페미니스트로서 10대 20대 남성들을 만나는 것에 관심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안티페미니즘 세력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지만, 그들도 함께 가야할 시민이지 않나 생각도 들었고 그들도 시민으로서의 공부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사회에서 배제 당하지 않으려고 여성혐오를 내면화했고 그러면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존재로 여겨졌다. 수많은 선배 여성 페미니스트로서 받은 혜택을 다시 사회에 돌리는 것은 남성으로 남성을 만나려는 시도와 노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들도 여성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야가야 하는데, 그런 여성과 페미니스트에 대한 적대감으로는 자멸하거나 이 사회에 반감을 가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으로 커갈것이기 때문이다.
부산대에 오는 것이 오랜만이라 단콜카페 아가미에 들렀다. 책도 읽고 8~9년째 아가미를 운영하는 사장님과 수다도 떨려고 왔다. 고양이 네마리는 다들 잘 있고, 사장님도 이제 생존하기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는 말이 짠하면서도 반가웠다.(권김현영선생님도 작년부터 러닝을 본격적으로 하셨고, 어제 부산에 내려와 을숙도 미술관 전시관람도 하고 그 주변을 뛰셨다 했다)
다음주의 부산대 강연도 또 기대가 된다. 남성들은 타인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워야 하고 나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남성성에 목매달지 않고 함께 공존할 수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