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공부
아직 부모가 되는 중입니다. 1강(전포동에서)
어제 전포동에서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강연을 듣고 왔다. 박정오 대표님이 기획했던 부산대에서 8월 강의가 네번 모두 너무 좋았기에 대표님이 보내주신 “아직 부모가 되는 중입니다” 네번의 강연도 관심이 갔다. 본인도 페미니즘을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계시기도 해서 본인이 원하는 강연을 준비하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서였다. 자녀가 없어도 관심있는 분들은 참여 가능하다 해서 신청했다.
장소는 전포동에 있는 ‘베이트리 북클럽’. 독서모임을 주로 하는 북클럽인거 같은데 가깝기만 하다면 자주 가보고 싶은 공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양산에서 전포동까지 퇴근시간에 차가 너무 막혔고, 전포동에는 저렴한 주차장이 없다보니 공영주차장에서 장소까지 걸어서 15분이나 걸렸다. 총 1시간 50분이나 걸린 셈이라 가는 길이 너무 힘든데 생각을 했는데, 강연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 길에는 너무 신청 잘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강연이 재미 있었다.
청소년이나 아이들의 젠더, 성교육까지 관심이 생긴 것은 영국 넷플릭스 4부작 드라마 <소년의 시간>을 본 영향이 크다. 이 드라마가 전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메세지는 어른인 우리는 청소년들의 삶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었다. 어른들은 쉽게 요즘 애들은 우리때와 달리 너무 다르다고 모르겠다고 말하지만, 과연 어른들은 아이들의 삶을 자세히 알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관심을 가지는지를 반성해 보았으면 한다. 아이들은 청소년들은 우리의 미래라는 말은 쉽게 쓰면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고 어떤 언어를 쓰고 있는지 솔직히 우리들은 모른다.
과거보다 학급인원수가 줄었다고는 하지만, 가정에서 교육이 되어 있지 않은 학생들을 한명 한명 눈맞춰가며 하는 수업은 공교육에서는 불가능하다. 학교에서는 점수 잘따고 좋은 대학가고 그것만 가르치는 보수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젠더에 관심있는 남성들이 조금이나마 나타났던 것에 비해 육아하는 아빠들의 신청은 너무나도 저조하고 반응이 없어서 앞으로는 이런 기획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20대 자녀가 있는 여성과 초등학교 연년생 나녀들을 둔 여성, 초5딸을 둔 남성, 박정오 대표님, 나 이렇게 다섯명이서 소수로 수업을 들었다. 첫 강연은 “내 아이 성교육은 언제부터 시작해야 할까?” 였다. 강사님은 성문화 연구소 라라에서 일하시는 박연진 선생님.
어른들 중에 제대로 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거의 없을거라고 본다. 정보적인 부분도 그렇고 성교육을 자녀와 어떤식으로 접근해서 어떤 방식으로 대화해야 하는지 아는 어른들은 드물 것이다. 모르면 배워야 하지 않을까. 강사님은 필드에서 초등학생과 중고교생들을 직접 만난 경험이 많으시다보니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페미니즘을 책으로 공부하는 것 외에도 이렇게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만나면 더 깊이있게 배울수 있어 이런 배움은 참 즐겁다
남은 세번의 강의도 신청자가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아 같이 가서 들어보셔도 좋을 것 같다. 내일은 내 북토크 때문에 두번째 강연은 못 듣고, 담주 수요일에 3강은 “사춘기 자녀와 대화하기”, 금요일엔 4강으로 “아이에게 ‘남자답게’ ‘여자답게’ 라는 말을 사용해도 괜찮을까?”가 있을 예정이다.
성교육은 성과 섹스에 관련된 것이 전부가 아니다. 어떤 사람으로 살것인가? 어떻게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대한 교육이기도 하다. 자녀들성교육을 어떻게 할지만 고민하지 말고 많은 어른들이 먼저 성교육을 받아보셨으면 좋겠다. 자신이 성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타인에게 말하기 어려워 하면서 아이들에게 성을 어떻게 이야기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