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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아노- 신중함의 알레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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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사람의 얼굴이 분명하고 왼쪽은 흐릿하고 오른쪽은 평범해 보인다. 강렬한 감정은 강렬함에 당황하지만, 어떻게 보면 대응하거나 감당하기가 쉬운것일지 모른다. 물론 그 강렬함을 감당할만한 내성이 있어야 겠지만. 사람마다 강렬하지만 단순한 감정에 대응능력이 있기도 하고 강렬하지 않지만 흐릿하고 모호한 감정을 대하기를 수월해 하는 사람이 있다. 나는 가운데 사람과 왼쪽의 사람에게 흥미가 있는 편이었는데, 최근들어 평범한 얼굴속의 그 뒷 감정들과 광포함, 폭력성, 혹은 뒤틀림에 대해서 관심이 생겼다. 물론 얼굴 그대로 그냥 평범한 삶을 살아왔을수도 있지만, 언제나 올바르고 그늘이 없는 사람을 보면 괜한 의심을 해 본다. 과거에는 그런 올바르고 그늘이 없는 사람을 부러워 했고 그 다음은 나랑은 결이 다른 사람이니 관심없어하다가 최근에는 그래도 그 이면에 무엇이 있지 않을까 궁금함이 생겼다. 관찰해 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의 올바름과 그늘없음에 흠집내기가 아니라 순수한 호기심일 뿐이다.
그림 아래는 세마리의 육식성 동물들이다. 광포해 보인다. 음흉해보인다. 누구안에나 그런 흉포함은 있지 않을까. 그 흉포함이 있음을 알아차리고 그 흉포함을 타인이나 나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방식으로 풀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모임에서 아버지의 부재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는데, 아버지가 늘 부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는 그 부재의 빈자리가 크지는 않은 편이라 그것이 내게 궁금해졌다. 물론 사이코드라마 작업에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비난, 공격성을 광폭하게 쏟아낸 경험을 해보았지만, 그외에 다른 감정들은 크지 않은 것 같다. 나는 아버지와 연락하고 있지 않다. 몇년째 아버지의 문자나 전화에도 무응답이다.(나의 모부는 사실이혼관계이다) 어언젠가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연락이 오면 무연고로 장례를 치뤄달라고 할 생각이다. 아버지의 빈자리는 또 다른 누군가의 존재로 채워질 수 있다고는 생각하는데, 다른 무엇이 내 안에 채워진 것인지, 아직 채워지지 않았는데 내가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그건 잘 모르겠다. 십여명의 형제속에서 자란 아버지가 20대때 조현병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한적이 있고 괜찮아져서 퇴원을 했다고 하는데, 그 조현병의 영향은 남은 생에 없었을까. 그 조현병 진단은 맞았을까. 아버지는 원양어선을 15년 이상 탔다고 하는데, 그 원양어선 선장의 삶속에서 아버지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경험했을까. 원양어선이라는 작은 사회속에서 아버지는 타인들(동료들)에게 어떤 선장이었을까. 아버지의 어떤 결핍이 대순지리회라는 종교에 쉽게 감흥하게 만들었을까. 나는 아버지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지만, 그렇다고 궂이 편하지 않고 친근감도 없는 아버지를 만나 그 이야기들을 애써 물어 묻고 싶진 않다.
어머니를 인터뷰할 계획은 있었는데(수락은 하셨다), 여동생의 삶 또한 엄마에게 건너 들은 것 말고는 잘 몰라서 동생에게도 인터뷰 요청을 해볼까 한다. 수락을 하면 동생의 삶도 들어봐야겠다. 우리는 부모의 젊었을 때의 삶을 잘 모른다. 그리고 부모로서 어떤 감정들을 경험했는지 잘 모른다. 자신의 부모들을 인터뷰해봤으면 좋겠다. 외할머니가 귀가 잘 들려 의사소통이 수월해다면 할머니의 삶도 인터뷰 해봤을텐데…..그게 좀 아쉽다. 우리 외할머니는 98세다.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