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오랜 친구 장소라와 그 아이들 (30일드로잉 시즌 1-15)
화명동에는 내 오랜 친구 장소라가 산다. 장소라를 알게된 건 내가 30살즈음 부산에 여기저기를 기웃 거릴때 였다. 장소라의 첫만남에서 나는 눈물을 흘린 모양이고, 장소라에게 나는 눈물 잘 흘리는 오빠로 기억을 되는 모양이다.
이친구가 결혼을 할 줄은 몰랐다. 지금 신랑 백선씨도 내가 연계를 해 준 거였다(?). 사랑의 작대기 ㅎㅎ. 그렇게 결혼을 했고, 아이 두명을 낳았다. 소라가 출산을 할 당시 나는 우울증으로 위축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오랜 친구라서 내가 말이 없고, 조용히 찌그러져 있어도 이 친구는 언제나 날 수용해주고 포용해 주는 친구였다. 그래서, 우울증이 심한 상태였지만, 소라네를 자주 찾았다. 짝지랑 같이 가기도 했다. 그래서, 첫째 하진이가 조그만할때부터 자주 봤다. 하진이 그림을 아주 많이 그렸다. 내 생각에 뻥을 조금 보태면 100장 정도는 그린 것같다. 그렇게 하진이가 태어나고 몇년은 자주 보았다. 둘째 하민이가 태어났다. 그런데, 하민이가 태어날때부터는 내가 좀 괜찮아지기 시작했고, 하고 싶은 것들이 조금씩 늘어날때이다보니 하진이가 있을때보다는 덜 찾아가게 되었다.
하진이는 종종 엄마에게 거인이모, 빡빡이 삼촌 이야기를 하는 모양이다. 어제 밤에도 소라에게 문자가 왔다. 사진 정리하다가 거인 이모 사진이 보여 하진이가 보고 싶다고 한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놀러가기로 했다. 하민이는 우리에 대한 감정이 그렇게 크진 않다.
백선씨는 육아의 과정을 꾸준하게 성실히 인스타에 기록을 해 오셨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오만가지 생각과 사유들. 참 좋은 아빠다 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저런 아빠 밑에서 자랗다면 하는 작은 부러움마저 든다. 아이를 길러봐야 어른이 된다는 소리를 하려는 건 아니지만, 아이를 키우는 과정을 큰 공부로 삼으면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고 생각한다. 백선씨는 아이들을 통해 큰 공부를 하고 계신다.
오랜만에 하진이, 하민이를 보러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