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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호크니의 아이패드 드로잉(그림단톡방 3번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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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나무들 속에 갈색의 나무 둥치 하나. 녹색줄기들이 뭔가 압력을 주는 것 같고, 갈색 나무 둥치는 뭔가 위축되고 웅크러진 것 같다. 아무리 이성적이고 팩트적인 진실을 알고 있다고 해도 그것에 대해 대부분의 녹색나무들이 틀렸다고 이상하다고 말하면 자기 신념을 단단하게 지켜가기가 싶지 않다. 갈색 나무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을 보면 녹색나무들속에 갈색 나무 줄기들이 섞여 있는게 보인다.
나는 우울증을 29년간 겪었고, 그래서 초증고 대학 친구들이 없고, 대학도 중퇴했다. 어울리는 남성집단 무리도 없었다. 누군가와 함께 가정을 꾸리는 결혼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사람이다. 일단 내 우울증의 문제를 풀기 위해 무던히도 애썼다. 상담을 받고 상담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런 형편없는 사람도 살고 싶은 욕구가 있었고 내 삶을 살아가기위해 롤모델이 필요했지만, 주변에 좋은 어른도 없었고 사람도 별로 없었다. 그래서 책속에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평범한 이야기보다는 극적이야기 보다는 평범함과는 다른데 자기만의 방식을 찾아서 나름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았다. 나만 이상하고 특이하고 유별나고 루저라 생각했는데, 생각외로 많은 사람들이 평범함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는 기분이 들었다. 우울증 말고도 아픈 이야기들은 많았고 그 아픔들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열심히 읽었다.
대안공간들을 찾아다니며 나와 대화가 통하고 결이 맞는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나이를 중요시 여기지 않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과 친구가 되었다. 결이 맞는 사람들을 열심히 찾다보니 나랑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을 알아보는 눈이 생겼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들의 존재가 나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될때도 있었고, 나와는 다르지만 힘든 상황을 지나가고 있는 이를 보면 응원을 했고 ‘당신은 잘 살아가고 있다’고 말을 해 드렸다. 내가 완벽할 필요도 없고, 내가 잘하는 것이 있고 내가 못하는 것은 도움을 받으면 된다. 그리고 어쩔수 없이 도움이 필요할때는 정중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그 도움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면 된다는 걸 안다.
이제 나는 갈색 나무들과 어울리며 재미있게 살아아고 있다. 지금 이 나이가 되니 녹색나무 숲에서 갈색으로 살아가며 힘들어하고 자신의 색깔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10대 20대들을 보면 좋은 안내자이자 응원을 해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 녹색나무들은 녹색대로 살면된다. 다만 녹색이 다수라고 해서 갈색나무가 틀렸다고 혐오하고 비난하고 공격하면 안된다. 그런 혐오가 당연한 것이 되지 않기 위해 갈색들은 녹색 당신의 혐오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고 표현해야 한다. 때론 정당하게 화를 내야 한다. 나무들 색깔이 녹색만 있다고 생각하는 나무를 만나면 많이 답답하다. 내가 궂이 그들의 생각이 틀렸다고 설득할 생각은 없지만, 자신들이 무지하다는걸 모르고 하는 혐오를 보면 화가 난다. 자신들이 선한 나무라고 생각하는 그 오만함을 만나면 화가 난다. 요즘 갈색나무들하고만 만나고 대화하고 재미있게 지내다보니 녹색나무들과 어떤 식으로 그 다름에 대해서 대화를 해야할지 난감할때가 있지만, 그 대화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공부를 해야하는 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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