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너미 2주 후기]
[부너미 2주 후기]
글로 만나는 것과 육성으로 듣는 게 달라 깊이있게 이야기들을 나눌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4주 혹은 8주 이렇게 길게 같이 무언가를 하는걸 좋아합니다. 그런데, 30주라니요. 너무너무 이시간들이 제게 깊은 충만함을 줄것 같아 저는 30주 부너미를 바로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그걸 충분히 즐기기 위해선 30주 부너미를 제 우선순위 앞자리에 두었습니다. 휴식도 잘 취해야 체력이 받쳐줘야 30주를 온전히 즐길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줌 모임 전에도 짝지 침대에서 한시간 정도 잠을 청하고 일어났네요.
저는 단단한 사람을 좋아합니다. 현주쌤은 참 단단한 사람 같습니다. 대쪽같은 사람도 힘들때가 있고 울때도 있는거죠. 울어야 좀 인간적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가 방과후 학교에서 힘들었던 걸 모르고 있었다는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보통은 엄마로서 미안함과 죄책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은데, 현주쌤은 딸에게 미안하지만, 그건 이미 지나갔고,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는 걸 인정하는 그 현실감각(객관성)이 단단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자기 나름의 단담함을 만들어가는 딸을 존중해서 부러 물어보지 않는 태도도 좋았습니다. 물론 딸이 힘들다고 이야기 하면 거기에 맞게 공감하고 같이 욕을 하는 태도가 현실적이라 느껴졌습니다.
현주쌤의 글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하시는 선생님들의 글을 읽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혼자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그 혼자라는 시간속에서 자신을 탐색하는 이야기. 그래서 줌 시간 마지막에 박초롱 작가의 <딴짓 좀 하겠습니다>를 추천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그 ‘딴짓’이라는 개념이 좋았습니다. 하위 카테고리로 취미나 자기 계발도 들어가겠지만, 뭘하지 않는 시간도 포함될 것 입니다. 딴짓이라는게 무언가 결과물이 안나오는 것 일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자라오면서 시기에 맞는 것만 하도록 교육받고 내면화 했습니다. 그 시기에 해야 하는 것 바깥의 것에는 눈을 돌린 적도 없고 눈을 돌리면 뭔가 남들에 비해 뒤쳐진다는 불안감을 내면화 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탐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내 생애 중에 낭비하는 시간도 저는 있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저는 우울증의 29년 시간 동안 엄청나게 많은 시간을 누워서 낭비하며 보낸 이력이 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낭비나 시간 허비라 생각했고, 지금은 그때 나의 생존방식이라 이해합니다) 나이가 들어서 시간이 흘러넘칠때야 그제서야 이것저것 해보지요. 그때 자기 탐구가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는 제게 ‘프로딴짓러’ 라는 정체성을 부여해서 일찍부터 저의 탐구를 해 오고 있습니다. 뭔가 해볼까 하는게 있다면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바로 해봅니다. 해보면 나랑 맞기도 하고 안 맞기도 합니다. 맞으면 계속 해보면 다른 길로 뻗어 가게 되고, 안맞으면 안하면 됩니다. 해봄으로써 나오는 결과물인 것이죠. 딴짓을 많이 해보면 호불호가 분명해 집니다. 나의 취향이 뾰족하게 다듬어 집니다. 딴짓을 통해 나를 점점 입체적으로 알게될수록 제 일상을 제가 좋아하고 잘 맞는 일들로만 채우게 되었습니다. 그 딴짓을 하는 와중에 내가 이거 해서 뭘하나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지요. 그런 시간도 견디며 해 보는 겁니다. 재미있는 것이 항상 재미있지는 않은거죠. 뭔가를 묵묵히 해봐야 계단처럼 오르는 즐거움도 있으니까요. 시간이 많이 주어졌을때 어쩔때는 늘어져서 별 하는 것 없이 보낼때도 있습니다. 그럴때는 어떻게 항상 의미있는 것만 할수 있나, 그냥 그렇게 멍하니 시간 보낸거지 하며 나를 힐난하지도 않고 그럴수도 있지 하며 지나갑니다. 아이들에게 자극적인 정보나 놀이들이 없을때(과거의 우리들의 어린시절을 생각해 보십시요) 처음에는 심심해하고 지루해 하지만, 너무 심심하면 창의적으로 놀이를 만들어서 놉니다. 그때 창의성이 발휘되는거지요. 결과물이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그냥 그 시간을 묵묵히 견디다보면 이거해볼까 저거해볼까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그때 그걸 하면 됩니다. 물론 시간을 묵묵히 견디는게 힘든 분은 내가 이런 시간들을 힘들어하는 구나 알게되는 경험으로 가져가면 됩니다.
제가 18명과 함께 하는 그림한점3분응시15분글쓰기 단톡방도 자기를 탐구하는 딴짓의 일종입니다. 제가 제시한 그림을 3분동안 멍하니 보고, 타이머를 15분에 맞춰서 타이머가 끝날때까지 생각나는대로 두서없이 써보는 글쓰기 딴짓 놀이입니다.(각자의 공간에서 일주일 중 15분만 내서 글쓰기를 해서 올리면 됩니다) 잘써야 한다는 부담을 내려놓고 손가락이 가는대로 써가다보면(리듬을 탄다고 상상해 보십시요) 내가 모르는 나를 발견하는 놀이입니다. 제게 딴짓은 놀이와 연결이 됩니다. 놀이처럼 해야 딴짓을 재미로 해보는 거죠. 해보고 재미없으면 이거 해보니 재미없다는 걸 알게된 것이고 다른 걸 해보면 됩니다. 자녀가 다 떠나고 나서 빈둥지 증후군을 겪을때 그때 시작하지 마시고, 지금부터 조금씩 딴짓을 하며 자기를 탐구하는 훈련을 해보길 권해 봅니다. 현주쌤은 3년간 지방에서 혼자 지내며 그 혼자의 시간을 견디며 자기를 탐구하고 발견하셨다고 봅니다. 늦었을때가 가장 빠른 때 입니다. 우리 지금부터 딴짓 좀 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일단 그 딴짓할 시간을 허용해 주어야 합니다. 그럴려면 내 일상중에 하고 있는 것중에서 몇개를 잘라내고 시간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게 처음에는 쉽지 않을수는 있지만 하다보면 점점 수월하게 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을 다하면서 시간을 더 쪼개 딴짓을 하려고 하지 마시고(그러면 딴짓이 즐겁지 않습니다), 지금의 것중 딴짓할 시간과 바꿀 무언가를 버렸으면 싶습니다. 자기 탐구가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내 삶의 우선수위들을 적어보고 잘라낼 것들을 잘라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웰컴 투 딴짓 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