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AS x Korean Embassy Networking
KUAS (Korean UK Academic Society)라고 재영 한인 교수회가 대사관이랑 같이 네트워킹 이벤트를 한다고 해서 런던에 다녀왔다. 런던 세인트 판크라스 London St. Pancras 역에 도착하니 벌써 크리스마스 느낌이 가득했다. 항상 그렇듯이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렇게 가끔 런던에 오면 이 북적거림과 활기참이 서울 같아 반갑다.
행사 위치는 기차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콜 드롭스 야드 Coal Drops Yard(옛날 석탄 하역장, 지금은 쇼핑, 문화 공간)에 있는 Samsung KX였다. 기차역에서 가는 길에 리젠츠 운하 Regent's Canal를 건넌다. 알록달록 좁은 운하선 narrow boat들이 운치 있다. 어떤 배들은 상업용이고 어떤 배들은 실제로 사람이 사는 것처럼 보인다.
콜 드롭스 야드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날씨가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쇼핑하러, 밥 먹으러 온 사람들이 제법 많이 보였다.
톰 딕슨 Tom Dixon (영국 디자이너 브랜드) 본사 겸 플래그십 flagship 매장이 여기 있다. 콜 드롭스 오면 살 건 아니지만 왠지 항상 좀 둘러보고 싶은 그런 곳이다. 나중에 언젠가 부자가 된다면 톰 딕슨 조명을 집에 달고 싶은 느낌이랄까.
안으로 좀 더 들어가면 드디어 삼성 KX 매장이 있는 건물(수염같이 생긴 부분)이 보인다. 여기 매장들은 특별히 더 블링블링해 보인다.
행사장에 도착했더니 생각보다 규모가 큰 모임이라 좀 놀랐다. 영국에 와서 이렇게 많은 한국인들을 보는 것은 진짜 오랜만이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다들 런던 거주자들이고, 나처럼 지방에서 온 사람들은 그리 많은 것 같진 않았다. 모임 이름은 재영 한인교수 모임이지만 교수들보다는 학생들이나 회사원들이 더 많았고, 아마도 좋은 기회나 만남을 찾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지인들 몇몇을 만나고 새로운 사람들도 알게 되고 링크드인 Linkedin 친구들도 늘리는 즐겁고 뜻깊은 자리였다. 다만 20-30대가 주인 모임에서 40대는 뭔가 좀 외롭고 부끄러워지는 그런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다음 모임부터는 좀 더 가려서 가야 할 것 같다.
몇몇 지인들과 지인들의 지인들과 행사 후에 잠시 소규모 모임도 가졌다. 운하 옆에서 멀드 와인 mulled wine (레드 와인에 향신료와 과일을 넣고 끓인 따뜻한 겨울 음료)을 한잔 마시고 펍으로 이동해서 맥주도 한잔 마셨다. 뭔가 옛날 옛적 한국에서 회식하던 기억도 나고 좋았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런던 기차역에서 라두레 Ladurée (파리 마카롱 맛집 브랜드)에 들러 마카롱 세 개를 샀다. 바닐라, 피스타치오, 커피 맛. 집에 가는 길에 기차 안에서 하나 먹고 다음 날 두 개 먹을 계획이었고, 하나 먹고서 '아, 뭐 그냥 아는 그 맛이지 뭐. 대단한 건 없지' 싶었지만 하나 먹기 시작하니까 멈추지 못하고 다 먹어버렸다. 다음엔 두 개만 사야겠다.
포트넘 앤 메이슨 Fortnum & Mason (영국의 대표적 럭셔리 식료품 전문점) 매장에도 들러서 마카다미아 비스킷도 샀다. 이런저런 비스킷들을 시도해 봤지만 역시 마카다미아 맛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 다들 신세계 백화점에 있는 매장 가시면 꼭 마카다미아를 사 먹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