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천곡황금박쥐동굴, 신비롭지만 뭔가 오싹한 기운이…
이 안에서 황금박쥐가 발견됐다고?
도심 한가운데에서 동굴 탐험을 할 수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대부분의 동굴은 깊은 산속이나 해안 절벽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지만, 강원도 동해시의 천곡황금박쥐동굴은 동해시 중심가에서 불과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총길이 1,510m 중 810m가 관광객에게 개방된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로, 동해시를 대표하는 자연 명소 중 하나입니다. 원래 천곡동굴이라 불렸으나, 희귀 동물인 황금박쥐의 서식지가 확인되면서 천곡황금박쥐동굴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직접 방문하여 경험한 동굴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탐험의 기분
동굴에 들어서기 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헬멧을 착용하는 것입니다. 입구에서 무료로 제공되는데, 반드시 착용해야 합니다. 내부가 낮고 협소한 구간이 많아 머리를 보호하지 않으면 자칫 부딪힐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입구를 지나 동굴로 들어서면 바깥과 다른 공기가 온몸을 감쌉니다. 여름에도 평균 기온이 10~15도 정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무더운 날씨에도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동굴 내부는 신비로우면서도 어딘가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바닥을 따라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탐험의 몰입감을 더해 주고, 은은한 조명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자연이 만든 경이로운 조각품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오랜 세월 동안 석회암이 녹아내리고 쌓이며 만들어진 자연의 걸작들로 가득합니다.
석순과 종유석
동굴 내부를 걷다 보면 천장에서 아래로 자라 내려오는 종유석과 바닥에서 위로 자라나는 석순이 맞닿아 석주를 형성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수천 년, 혹은 수만 년에 걸쳐 형성된 이 자연 조각품들은 신비롭고도 경이로운 느낌을 줍니다.
천연 석회암 문양
동굴 벽면에는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돌이 아니라, 오랜 세월 물과 탄산칼슘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자연의 흔적들입니다. 어떤 곳은 웅장한 폭포를 닮았고, 또 어떤 곳은 웅크린 동물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황금박쥐의 흔적
이 동굴의 가장 특별한 점은 바로 황금박쥐가 서식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황금박쥐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멸종위기종으로, 금빛 털을 가진 것이 특징입니다. 2016년 여름, 이곳에서 황금박쥐가 발견되었으며 촬영에도 성공해 동해시청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직접 박쥐를 마주칠 가능성은 낮지만, 곳곳에서 황금박쥐 서식지와 관련된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제가 갔을때도 황금박쥐는 본적 없지만 곳곳에 검은 박쥐들이 동굴 구석에서 자고 있더군요
2층 전시관 & VR 체험
탐험을 마친 후, 동굴 위층에는 VR 체험관과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VR 체험관에서는 동굴 속 탐험을 모티브로 한 황금박쥐와 떠나는 여행을 체험 할 수 있습니다. 주요 포인트 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재미있게 설명해줍니다.
전시관에서는 천곡황금박쥐동굴의 형성과정, 동굴 생태계, 석회암 동굴의 특징 등을 소개하는 다양한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동굴의 과학적인 배경과 생태적 가치를 배울 수 있어 어린이들에게도 매우 유익한 공간입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내부가 신비로우면서도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독특한 곳입니다. 동해를 방문하신다면, 이곳에서 시원한 동굴 속을 걸으며 자연이 만든 경이로운 예술 작품을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천곡황금박쥐동굴은 작은 공간 속에 무한한 신비를 품고 있는 특별한 여행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