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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게인 Jul 04. 2023

예쁘다고 말하기

돌려받는 시간에 차이가 있을 뿐이야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딱 2가지를 아이에게 늘 이야기했다.


그중 하나는 '네가 싫어하는 일은 남도 싫어할 가능성이 높다'라는 거였다.


물론 첫째 아이는 이걸 다르게 해석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이야기는 엄마 아빠도 좋아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서 그걸 정정하느라고 진땀을 좀 뺐다.

또는 엄마 생일에 엄마를 위해서 장난감 자동차를 사자고 한다거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 것을 매우 귀찮아한다.

그리고 사실 그건 귀찮은 일이 맞다. 타인을 '배려'한다는 것은 언제나 그렇다. 

그럼에도 타인을 생각하며 행동해야 하는 건 우리가 늘 남도 나를 생각해서 행동해 주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때로는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타인에게 대해도 빠르게 피드백이 오지 않으면 좌절할 때도 있다.




둘째는 아빠의 말을 너무도 빠르게 받아들였지만 좌절도 그만큼 빨랐다.


4살, 아니 이제 만 나이로 3살인 둘째는 어린이집 친구들에게 항상 예쁘다 예쁘다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심지어 집에 와서도 "엄마 아빠. 연이(어린이집 친구이름)가 제일 예뻐요." 라면서 친구 이야기를 한다. 그럼 우리는 "아니야. 우리 희진이도 예뻐." 이렇게 이야기를 해줬고 그 이야기를 들으면 아이는 행복해했다.


그렇게 행복해하던 아이가 최근에 갑자기 아이는 선생님도 아이들도 싫고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는 이야기를 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자기는 친구들도 예쁘다고 하고 선생님도 예쁘다고 하는데 친구들과 선생님은 자기를 예쁘다고 해주지 않는다는 거였다. 엄마는 예쁘다고 하면 자기를 예쁘다고 해주니까 엄마하고만 있겠다며 어린이집을 거부했다. 겨우겨우 달래서 어린이집을 보냈다.


우리야 상황을 다 이해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했던 행동이 바로 돌아오지 않으니 많이 실망했던 것 같다.




사실 어린이집 같은 반 친구들도 만 2살과 3살이라 어린아이들이고 심지어 아직 말을 못 하는 친구도 있다. 선생님들은 여러 아이들을 돌보다 보면 모두에게 다 예쁘다고 매일 말해주기 힘들다.


둘째는 최근에 부쩍 예쁜 것도 좋아하고 공주들도 좋아하게 되면서 예쁘다는 말을 더 많이 듣고 싶었나 보다. 거기다 얼마 전에 아파서 일주일간 엄마랑 딱 붙어서 지내면서 너무 행복했던 탓일지도 모른다.


사랑을 받기만 하는 것보다 주고받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는데 역시 육아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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