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여행

by 호경숙

그대 얼굴 그리며 달려가던 길

따뜻한 커피 한잔 손에 들고

설레며 열차에 몸을 실으면


파랗고 높은 하늘

차창 비껴가는 너른 들판

두둥실 가벼워지는 들뜬 가슴

흰 구름 품고 눈웃음 가득했지


그대 이 세상 길 떠난 소식 듣고

달리는 열차에 몸 실은 오늘

진한 숨소리 겨워 힘겨운 발걸음


무거운 내 몸 실어 유난히 더딘 열차

내려앉은 하늘 구름 뿌연 얼굴 사이

유리창에 되비친 그대 모습


쓰디쓴 커피 되어 입안에 머물고

짙은 녹음으로 허리 두른 깊은 산

하얀 밤꽃 활짝 터트리며

그대 마중 나올 때


내게 온 편지 한 장

부디 슬퍼마소

한결같은 그 자리 지키며

오늘도 그때 그 미소 보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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