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타자치는 컴돌]아. 아니, 컴돌아.
엄마는 네가 학교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난 뒤에 여행에서 느꼈던 걸 즐겁게 이야기해 줘서 많이 감사했어. 뭐가 좋았고, 어떤 게 아쉬웠는지, 학교 사람들은 어땠는지 말이야. 물론 다 이야기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럼에도 무엇이 어땠는지 간단히 듣기만 한 것으로도 엄마는 좋았어.
그런데 컴돌아. 네 이야기를 듣고 엄마는 조금 안타깝다고 느꼈어. 요즘따라 참 많이 느끼는 것 같기도 해. 아니,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하지 말고, 새로운 소망을 가졌다고 이야기하자.
사실 엄마는 네가 조금 덜 성숙해도 괜찮다고 느꼈어.
컴돌아. 컴돌아. 엄마는 네가 조금 더 치기 어린 생활을 보냈으면 해. 그 나이대에 맞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딱 그때에만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체험할 수 있으면 좋겠어.
친구들보다 선생님들과 어울려 다니고, 친구들 다 함께하는 고생에서 어쩌다 선생님들과 빠지게 되고, 그 나이대에 한다고들 하는 게임이나 유튜브 같은 것에 관심 없이 지내고, 문제 한 번 안 터뜨리려 조심히 살아가는 그 모습이, 엄마는 조금 아쉬워 보였어.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과 부족함을 족쇄 삼아 커다란 강박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엄마는 조금 그렇지 않으면 좋겠다고 느껴.
조금 더 치기 어려도 보고, 때로는 죽어라 열정적으로도 보내 보고, 한 번씩은 사고를 쳐도 괜찮아.
엄마는 결국 네가 더 그 나이대다운 것들을 경험해 보기를 소망해. 벌써부터 다른 친구들을 보며 유치하다고 피해 다니는 것보다, 함께 어울려 보고, 함께 유치해 보기도 하고, 함께 고생도 더 해 보고, 함께 그 시간과 청춘 자체를 누려볼 수 있으면 좋겠어. 네가 나쁘다고 판단한 것에 물들어 보라는 말이 아니라, 나중에 과거를 돌아봤을 때 청춘이라고 부를 만한 경험과 시간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기록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였어.
너무 빨리 커버린 첫째에게.
엄마가.
2025.8.29 - 학교 수학여행 이후 돌아오는 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