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복이 너를 벗어나고, 저주가 너를 받았다.
오랜 시간이 지났다.
흰 바탕에, 활자라는 벽으로, 미로를 세우는 일.
그것을 마지막으로 하고 오랜 시간이 지났다.
너는 몇 년쯤 지난 것 같다고 느끼면서도, 동시에 고작 몇 시간밖에 안 지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기시감과 공허함을 곱씹으며, 너는 다시금 흰 화면과 검은 미로를 찾아왔다.
너는 한동안 평범하게 살아왔다. 평범이란 얼마나 축복과도 같은 것인지!
너는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살았다. 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지 않는 것들을 해왔다. 너는 혼자 방에 틀어박혀 생각하고 고민하고 스스로를 저주하며 글을 쓰는 따위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 그건 축복이었다.
하지만 너는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내가 장담하건대, 나와 똑같은 너는 다시금 혐오와 저주의 굴레에 빠져들 수밖에 없다. 지금 자리에 앉아 생각하고 스스로를 저주하며 글을 쓰고 있는 네 모습이 그 증거가 된다.
너는 독사의 자식이요, 오물과 쓰레기의 형상이며, 구토감의 원천이다. 너는 네 스스로에게 있어서 그 자체로 저주의 덩어리가 된다. 너는 기괴하게 꿈틀거린다.
축복이란, 성취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저주라는 것도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다.
너는 축복받은 삶을 잠시 살았다. 평범의 틀에 숨어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인형으로 만들려고 애썼다. 너는 사람들이 왜 평범함과 틀에 박히는 삶을 싫어하는 척하는 것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그들 모두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 것 없는 일상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인간의 모순됨을 배웠다.
평범함이란 축복이다! 너는 그리 믿었다.
하지만 평범을 바라는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평범은 일종의 허상과도 같은 것임을 너는 깨달아야 했다.
축복이 저주에게서 쫓겨나고,
네 일상은 악몽이 다시 삼켰다.
너는 또다시 죽고, 죽고, 죽고, 죽고, 죽고 죽고 죽고 죽고 죽고죽고죽고죽고죽ㄱ
고통을 받고 고문을 받고 살점이 뜯기고 피가 튀기고, 늪지에익사하고, 곰팡이가피고, 살점이썩고, 검게문드러지고, 저주를받고,저주를받고,저주를받고,저주를받고,죽고,죽고,죽고,죽고,죽어,죽어,죽어,죽어,죽어
너는 저주에 걸려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