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절망, 증오.

나에 대하여.

by 타자 치는 컴돌이



굉장히 깊은,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절망을 어느 어두운 속에 묶어 매고 살아간다. 스스로도 그게 무엇인지 형용할 수 없다.


그것은 한 번씩 위로 올라와 나를 잡아먹는다. 앞을 보도록 하는 눈부터. 눈알부터 조금씩 파먹는다. 그것이 몸을 부풀리며 심장을 파내고 척추를 끊어내고 다리까지 뽑아먹은 다음은, 뇌가 파여간다. 아니, 삶이 조금씩 썩어간다. 그걸 하나하나, 스스로의 존재가 더러운 혐오덩어리의 괴물이 되어감을 하나하나 느끼며 숨 쉰다.

삶이 저주가 되어간다. 증오가 되어간다. 절망이 되어간다. 피와 땀과 살과 뼈가, 정신과 꿈과 영혼이 하나씩 뒤틀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거울을 보기가, 바퀴벌레를 보는 것보다 두려워진다.


너무나 피곤한 일상을 보내왔거나,

거대한 슬픔을 마주해서 고개 들 수 없거나,

지속적인 스트레스의 수준이 정도를 넘어섰거나,

아무것도 믿지 않고 의지하지 않는 상황에 떨어졌거나.


그럴 때, 나는 나를 죽이고자 하는 절망을, 공포를, 불안을 상대해야 한다. 그들과 대적해 싸우는 상대가 아니라, 그들의 고문 상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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