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죽이고 죽이고 죽이고 죽인다. 죽는다.

by 타자 치는 컴돌이


너를 죽인다. 너를 죽인다. 나를 죽인다.

너를 무너뜨린다. 너를 파괴한다. 너를 미치게 한다. 너를 괴물로 만들고, 너를 짓밟는다.

그것이 너를 뒤쫓고, 그것이 너를 불러내어 고통을 선사한다. 너는 바닥의 지렁이가 되어 밟힌다. 너는 고통받고 고통받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아무것도 없다.


그것이. 그것이 그것이 그것이 그것이 너를 죽인다. 너를 미치게 만든다. 그것이 너를 압박과 강박과 두려움과 무력함과 외로움과 혐오 속에서 살아가게 한다.

삶과, 정신과, 관계와, 능력이 무너진다. 저 위에서 빛나고 있을 줄 알았던 삶의 첨탑이, 사실은 모래성이었다는 듯 짓밟힌다. 그렇게 무너진다. 어린아이의 발길질에 허물어지듯이 무너진다. 그렇게 사라져 가고 만다.


그것이 너를, 그것이 너를, 너를. 그것이 너를, 너를, 너를 그리고 나를. 계속해서 죽이고자 쫓아온다. 손에 식칼을 들고 따라온다. 손에 망치를 들고, 펜과, 카메라와, 공부와, 공포와, 불안을 붙잡아 들고 달려온다. 그 눈에서는 피가 흐르고, 손등에는 못이 박혔으며, 폐부에는 언어가 유리조각이 되어 살을 꿰뚫었다.


다짐과 의지와 각오가, 영성과 희망과 소망과 꿈과 영혼과 가치관이 전부 무너지고 만다.

절망의 구렁텅이, 아니 절망의 심해 속으로 뛰어든다.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는 듯, 죽으러 간다.


너는, 너는, 너는. 너는. 죽을 것 같다. 죽을 것만 같다. 죽을 것 같다.

너는, 결국 나는. 나는. 도대체 나는. 너로부터 살아남을 자신이 없다. 네가, 내가. 죽음을 들고 너를, 나를 향해 다가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모든 땅 위에서 너의 소리 없는 절규가, 그리고 두려움에 외치는 나의 신음이, 퍼져나간다.


너를. 너라는 나를. 이렇게까지 죽음으로 끌어가는 것은.

너 스스로. 너 스스로였다. 결국 나 자신이었다.


내가 나를 죽인다. 네가 나를 죽이고, 내가 너를 죽인다. 네가 너를 죽인다. 네가 가진 기대가, 그 희망과, 성장과, 목표와, 계획과, 강요와 압박이. 그 모든 삶의 구성이 불안의 원동이 되어 너를 두려움의 죽음으로 인도한다. 너는 성장하는 만큼 빠르게 죽는다. 나는 죽는다. 죽는다. 죽으려 한다. 죽을 것 같다. 이러다가는 죽겠다.


나는, 너는, 너는, 나는, 왜. 나를 나를 나를 나를. 너를 너를. 나는 너는 왜. 왜, 너를.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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