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한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개강 첫날, 학교 가는 길에 폭탄을 맞았다.
‘따님, 내가 다리를 다쳐서 걸을 수가 없어요. 한 달간은 일을 못 나갈 것 같아요.‘
‘…‘
엄마를 돌봐주시는 활동지원사의 갑작스러운 결근 통보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다.
괜찮은지를 물을 새도 없이, 재빠르게 오늘 당장 투입가능한 돌봄 인력을 구하기 위해 연락을 취했다.
가만히 있다가는 입학 첫날부터 학교도 가지 못한 채 집에 묶여있어야 할게 뻔했기 때문이다.
폭풍 같은 시간의 연속이었다.
갑작스러운 돌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몸도 마음도 지치는 한 주를 보냈다.
15년 동안 엄마를 돌보면서 마주하는 위기에 익숙해질 법도 한데 매번 무너진다.
여기서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글쓰기인데, 그 과정 또한 녹록지 않다. 일단 엄마를 케어하고 나면 몸도 마음도 너덜너덜해진다.
글을 쓸 물리적인 시간과 에너지가 고갈된 상황에서 지난 일을 돌아보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또 그것을 언어화하는 것은 더욱 괴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쓴 글은 일차적으로 내게 큰 힘이 된다. 부족함 속에서 채워지는 은혜에 주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브런치를 통해 그 귀중한 경험을 흘려보낼 수 있다. 앞으로도 그렇게 일어서고 나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