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의 추출: 물과 불

수증기 증류법

by 두디




향수 한 병에는 계절 하나가 들어 있고,

그 계절은 아주 천천히, 수증기처럼 피어난다.


이 글은 그 한 방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Chapter 1.

물과 불로 피운 향기:

[수증기 증류법]


가장 전통적인 향 추출 방법.

식물의 향을 가장 순수한 방식으로 끌어내는 기술.


식물에 증기를 통과시켜, 향기 성분을 추출한다.


추출 과정은 크게 3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증류, 냉각 그리고 분리.



<증류>

1. 증류기에 식물 원료 투입

2. 물탱크 가열

3. 수증기 발생

4. 수증기가 식물 원료를 통과

5. 향기 성분이 수증기와 함께 증발


<냉각>

6. 증기가 냉각 코일을 지나며 액체 상태로 응축


<분리>

7. 두 층으로 액체 분리

위층은 기름 성분(에센셜 오일 = 향수로 추출 예정),

아래층은 물 성분(플로럴 워터)

기름과 물의 밀도 차이로 층이 나뉜다.


8. 분리된 에센셜 오일을 수확




이처럼 수증기 증류법은

화학물질 없이 오직 물과 열만으로

자연 그대로의 향을 얻을 수 있다.

대량생산에 많이 사용되는 추출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방식이

모든 향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휘발성이 약한 향 성분은

증류 과정에서 손실될 수 있고,

열에 민감한 식물이라면

향이 왜곡되거나 파괴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식물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조향사는 여러 추출법을 사용한다.


물 없이 향을 고요히 흡착해 내는 앙플라주,

차가운 압력으로 껍질을 짜내는 압착법,

화학 용매를 활용한 용매 추출법까지.


<향수는 어떻게 피어나는가>에서는

향기 한 방울이 생겨나는 과정을 하나씩 알아볼 거다.




꽃이 어떻게 향이 되는지

그 과정을 아는 순간부터

우리는 향을 더 조심히 애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