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 수업
매주 토요일,
협회에서 조향사 수업을 듣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1대 1 개인 레슨으로 받는다.
실험실 같은 공간에 향료들이 줄지어 놓여 있고,
나는 그 작은 병의 뚜껑을 하나씩 열어가며,
기억을 맡고, 감정을 기록한다.
어쩌다 이렇게 향을 배우게 되었을까?
그 시작은 아마도 초등학교 1학년 무렵의
어느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천둥번개가 요란하게 치던 밤,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에 혼자 남겨져 자야 했다.
가족들 모두 각자의 사정으로 외박을 하게 되었고,
어린 나는 천둥소리에 겁이 나
이불을 뒤집어쓴 채 방에서 혼자 울고 있었다.
그때, 막 세탁한 이불에서 풍겨오던
섬유유연제의 포근한 향이 나를 감싸 안았다.
나는 그 향 속에서 울음을 멈추고 어느새 잠이 들었다.
그날 이후로 이불과 향기는
나에게 안심을 주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다 큰 어른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빨래향을 가장 좋아한다.
나에게 향기란,
단지 좋은 냄새를 넘어
마음을 진정시키고,
감정을 다독이는 힘이다.
향이 주는 위로를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던 나는
조금씩 향수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좋아하는 향들을 하나둘 모으다 보니
자연스럽게 배우고 싶다는 마음에 이르렀다.
그 마음을 따라
이론 중심의 조향사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제는 실습 경험을 쌓으며
조향의 세계에 조금 더 깊게 들어가고자
또 다른 조향사 자격증 과정을 밟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지금
‘향기’라는 언어를 배우는 중이다.
그저 향수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누군가의 마음에 안심을 전할 수 있는
향을 만들고 싶어서.
포근함을 향으로 만들기 까지,
나는 계속해서 향기를 배울 것이다.
그 밤, 이불 속을 채우던 그 냄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