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의 100일 글쓰기에서 배운 것

나는 거북이

by jooni

100일 글쓰기를 벌써 다섯 번이나 했다. 솔직히 말하면 억지스럽게 쓴 날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 여섯 번째 100일 글쓰기를 하면서 돌아보니, 이전과는 다른 깨달음들이 있었다.


처음 몇 번의 도전에서는 100일을 채우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 하루도 빠짐없이 반드시 완주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혔다. 그럴수록 글이 억지가 된다는 것을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완주하지 못한 적도 있었고, 중간에 며칠 쉬기도 했으며, 때로는 짧게 쓰기도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글쓰기가 더 자연스러워졌다. 완주라는 목표에 매이지 않으니 글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완주보다 쓰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사실, 그 쓰는 행동에 집중할 수 있는 내가 되니 마음이 편해졌다.


나는 빠르게 쓰는 사람이 아니다. 한 문장을 쓰고도 여러 번 고쳐 쓰고, 단어 하나를 고르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예전엔 이런 내 방식이 답답했다. 다른 사람들은 술술 쓰는 것 같은데, 나만 거북이처럼 느린 것 같았다. 하지만 다섯 번의 100일 글쓰기를 거치며 느리게 쓴다는 것이 좋아졌다. 느리게 쓴다는 것은 신중하게 쓴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내가 고심해서 고른 단어, 여러 번 다듬은 문장에는 그만큼의 진심이 담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쓴 글을 조금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 공유하면서 읽어주는 이들이 생기고, 여러 반응을 경험할 수 있었다.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라는 말들. 내 느린 속도에 대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결국 혼자만의 작업이 아니라, 독자와 만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글감은 늘 일상 속에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특별한 경험을 해야 글을 쓸 수 있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다섯 번의 100일 글쓰기를 하면서 깨달았다. 아침에 마주한 사람들, 그들과의 대화, 출근길에 본 풍경, 점심시간에 가진 짧은 여유. 평범해 보이는 순간들이 모두 글감이었다. 다만 그것을 알아보는 눈을 키우는 게 필요했을 뿐이다.


지금까지의 100일 글쓰기는 내 삶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 나의 일상들이, 지나온 시간이, 삶의 조각들이 나무의 나이테처럼 켜켜이 글로 쌓여갔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이 글들이 모여 언젠가 빛나는 내 삶의 기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다섯 번의 100일 글쓰기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주었다. "서두르지 마. 네 속도로 가. 그게 바로 네 글의 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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