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취를 축하하는 방법

나는 거북이

by jooni

천천히 걸어온 길 위의 작은 발자국을 어떻게 의미 있게 축하할 수 있을까? 최근 많이 가져보는 마음이다. 나는, 그리고 어쩌면 우리 모두는 스스로에게 가장 인색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일은 잘하면서도 나 자신을 그 대상으로 놓는 일은 쉽지가 않다. 얼마 전까지 스스로를 비난하기만 바빴다. 남들은 쉽게 해내는 일조차 해내지 못하는 나 자신. 무슨 일을 하든 걸림돌에 걸리기만 하는 것처럼 느껴지던 시간이 마냥 부질없게만 느껴지곤 했다. 그럴수록 점점 더 깊이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그렇게 바닥을 쳤을 때 마주한 내 자존감 때문이었다. 스스로 자존감을 한없이 끌어내리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먼저 인정의 순간을 만들기로 했다. 작은 성취는 쉽게 지나치기 쉽다. 특히 목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커다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가는 중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럴수록 내가 달성한 작은 것들을 써보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기상 시간을 지킨 것, 아침에 일어나 가장 먼저 이불을 정리한 것 등. 삶에서 내가 하는 작은 행동들을 하나하나 다시 돌아본다. 그리고 적어보기로 했다. 그때 처음 나 자신을 칭찬하게 되는 듯했다. 꽤 많은 걸 해냈구나, 생각했다. 매일 글쓰기, 필사하기 등. 남들이 하지 않는 것들에 꾸준히 도전해 보는 나 자신을 스스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내가 해낸 것들을 적어 보니 그 작은 성취들이 사실은 내가 해낸 중요한 일이라는 선언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스스로 괜찮다는 마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이제는 나만의 작은 의식을 만든다. 글을 쓰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산책하거나, 음악을 듣는 짧은 시간을 정하고 온전히 내가 만끽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 시간 자체를 성취에 대한 축하로 여긴다. 글을 한 페이지 썼으니, 그에 대한 보상처럼 스스로에게 작은 선물을 해본다. 책 한 권을 사며 선물이라 정의하고, 달콤한 디저트를 스스로 선물하며, 스스로 해낸 작은 일들을 축하해 본다.


축하에도 저마다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한다. 빠른 축하보다 나에겐 느린 축하가 어울린다. 일기에 조용히 기록하거나 며칠 후에 다시 돌아보며 그 순간의 의미를 곱씹는 것처럼. 축하도 천천히 익어가는 과정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한 주를 마무리하며 한 주간 해낸 것들이 보이니 스스로에게 자애로워진다. 괜찮아. 스스로를 다독이는 마음도 함께 든다.


작은 성취를 축하하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다음 걸음으로 이어 나가기 위해 잠시 멈춰 서서 여기까지 온 길을 돌아본다.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있노라면, 그 여운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음 걸음이 보이는 듯 느껴진다.


스스로에게 작은 축하들을 쌓아가고, 어떤 방식으로 나 자신을 격려하는지 정의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다시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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