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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N Aug 10. 2022

스테이블 코인들은 어떻게 돈을 벌까

USDC, DAI, FRAX


스테이블 코인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필자가 현재 암호화폐 관련해서 가장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지갑이고 다른 하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많은 분야들 중에서 이 두 분야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지갑의 사용은 크립토씬에 새로운 유저들을 온보딩시키기 위한 첫번째 관문이며, 현재 사용성의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이전에 코인베이스의 MPC 브라우저와 Ramper의 지갑 솔루션에 대한 글을 작성하였다. 다음으로, 스테이블 코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스테이블 코인이 현시점에서 암호화폐의 가장 강력한 Use Case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Defi와 NFT 모두 혁신적인 개념들이지만 일반적인 대중들에게까지 그 영향력을 확산시키기까지 아직은 많은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결제와 송금의 매개로써 이들 중 가장 먼저 사용자 1억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토스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편리한 금융 어플들을 사용하고 있는 우리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원활한 금융 서비스를 사용하지 못하고 소외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인구가 13억명에 달하는 아프리카만 하더라도 단 하나의 은행 계좌도 없는 인구의 비율이 전체의 57%에 달하며, 아직까지도 현금이 결제와 송금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BPC). 이렇듯 현금 사용 비율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의 인구 100,000명 당 ATM의 개수는 21.59개로 매우 부족하며, 송금 및 출금 수수료도 다소 비싼 편이다 (출처: Theglobaleconomy). 반면, 아프리카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2016년 기준 28%에서 2020년 기준으로 55% 를 기록하는 등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출처:GSMA). 이렇듯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결제 및 송금이 가능해진다면, 이는 낙후되어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은행 사용 환경에 대한 좋은 대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솔루션은 비단 아프리카뿐만이 아니라 금융 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있지 못한 다양한 제 3세계 국가들에 적용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스마트폰 보급율 (출처: GSMA)




스테이블 코인들은 어떻게 돈을 벌까?


스테이블 코인 시총 Top 5 (출처: Coingecko)

이렇듯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던 중 하나의 궁금증이 생겼다. 여러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각 코인의 발행 방식이나 거래량 등에 관해서는 다양한 자료를 접할 수 있었는데, 실제적으로 이러한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를 운영하는 팀들이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은 많지 않았다. (Undercollateralized 스테이블 코인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1 달러 어치(혹은 그 이상)의 담보를 가져오면 1 달러 어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해주고, 1달러 어치의 스테이블 코인을 가져오면 담보 자산을 Redeem 해주는 과정에서 크게 수익을 낼만한 방법이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자주 언급되는 스테이블 코인 3종류(USDC, DAI, FRAX)가 각자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는지 정리해보았다. 대부분의 경우, 수익원을 알기 위해서는 발행 방식에 대해서도 알아야하기 때문에 각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 방식에 대해서도 간단하게 다루어보았다.


1. USDC

- 발행 방식

USDC는 P2P 페이먼트 회사인 Circle과 암호화폐 거래소인 Coinbase가 합작으로 설립한 Centre에서 발행하고 있는 달러 페그 스테이블 코인이다. Tether의 USDT와 마찬가지로 법정화폐담보 방식으로 발행된다. 즉, 발행하고 싶은 양만큼의 담보를 가져가면 Centre 네트워크 상의 스마트 컨트랙트에 의해 USDC가 발행된다. 반대로 담보를 상환 받고 싶으면 상환 받고 싶은 양만큼의 USDC를 가져가면 동일 가치만큼의 달러를 지급해준다. USDC는 초기에는 ERC-20의 형태로만 발행되었지만 현재는 확장되어 Algorand ASA, Avalanche ERC-20, Flow FT,  Hedera SDK, Solana SPL, Stellar asset, TRON TRC-20의 형태로도 발행되는 등 다양한 네트워크 위에서 쓰이고 있다. 

미국 정부의 규제를 지키고 있지 않은 Tether와 달리, USDC는 미국 정부의 엄격한 규제 하에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고 있다. Tether의 경우는 회사채까지 담보로 잡고 있는 반면 USDC는 오직 달러와 미국 재무부 단기 채권(T-Bills)만을 담보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회계 법인인 Grant Thornton LLP와 파트너십을 맺어서 매달 담보물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스테이블 코인들 중 가장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유통량

2022년 8월 9일 기준으로 $54.3B 정도가 유통되고 있으며 이는 1년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성장한 수치이다. UST의 몰락과 USDT의 담보 이슈의 반사 이익으로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USDC 발행량 차트 (출처: Messari)


- 수익원

(1) 담보물 운용 수익

법정화폐담보 스테이블 코인들의 가장 큰 수익원이다. 보유하고 있는 담보물들을 투자하거나 대출해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해서 얻는 수익이다. USDC의 경우 8월 5일 기준으로 $54.3B이 시장에 유통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USDC의 Reserve에는 동일한 가치의 담보물이 담겨있는데 그 구성이 다음과 같다. 

USDC 담보물 구성 (출처: Circle)

$54.5B의 담보 중에 $42.5B을 미국 재무부 단기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단기 채권은 보통 만기 1년 미만의 채권을 이야기하는데 1개월짜리의 할인율이 현재 2.21%, 3개월짜리의 경우 2.41%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42.5B의 채권이 만약 전부 3개월짜리로 구성되어 있고 계속해서 만기 때마다 새로 3개월짜리로 채워넣는다고 가정하면, 올해 Circle은 담보물 운용 수익으로만 대략 $900M의 기록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Circle에서 작년 SPAC 상장을 위해서 공개한 IR 자료를 보면 2021년에는 USDC 담보물 운용 수익으로 $40M, 2022년은 $111M 예상했다. 이는 필자가 계산한 $900M과 괴리가 매우 크다.

Circle 예상 수익. USDC라고 쓰인 첫줄이 USDC 담보물 운용 수익 (출처: Circle)

필자의 계산과 실제 매출이 이토록 다른 이유는 작년까지만 해도 3개월짜리 T-Bill의 할인율이 0.05%~0.08% 사이였기 때문이다. 

3개월짜리 T-Bill 할인율 변화 (출처: Y Charts)

이렇듯 담보물 운용 수익은 법정화폐담보 스테이블 코인들의 가장 큰 수익원인 동시에 금리와 같은 거시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지금과 같이 금리가 올라서 돈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흐름에서는 법정화폐담보 스테이블 코인을 운용하는 회사들의 수익률이 계속해서 좋아질 것이다.


(2) Redeem Fee

해당 항목은 확실한 항목은 아니다. Tether의 경우 USDT를 달러로 redeem하고 싶으면 0.1%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USDC의 경우도 비슷한 Redeem Fee가 있는지 찾아보았으나 관련 자료가 없고 기업용 Circle 계정을 개설할 수가 없어서 Redeem Fee가 얼마인지 혹은 존재하기는 하는지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있다고 하더라도 Tether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며 이는 담보물 운용 수익보다 적을 것이다.


- 시사점

USDC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제대로 준수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는 덕분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전체 스테이블 코인들 중에서도 유통량이 $54.3B으로 2위를 기록 중이며, $66.5B의 USDT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USDC도 단점은 있다. 바로 중앙화된 기관에서 발행하기 때문에 검열의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Circle의 Tornado Cash 블랙리스트 (출처: Cryptoslate)

실제로 Circle은 위와 같이 8월 9일에 Tornado Cash와 관련된 ETH 주소들의 USDC를 동결시켜버렸다. Tornado Cash가 범죄 활동 자금을 세탁하고 있다는 미국 재무부의 제재에 동참하여 Circle도 조치를 취한 것이다. 이에 따라 Tornado Cash의 USDC 풀에 있는 최소 $75,000의 USDC는 동결되었으며 해당 지갑 주소들은 더 이상 USDC 자산에 접근할 수 없다. 이처럼 USDC는 뱅크런의 가능성이 가장 낮은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미국 정부의 규제를 철저하게 따르고 중앙화된 기관에서 운용하기 때문에 탈중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진다. 하지만 많은 기관들과 대부분의 일반 투자자들은 탈중앙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편리하고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필자는 USDC가 계속해서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2. DAI

- 발행 방식

DAI는 탈중앙화 대출 프로토콜인 Maker DAO에서 발행하는 가상자산담보 암호화폐로 1 DAI가 $1의 가치를 가진다. 법정화폐를 담보로 잡는 USDC, USDT와 달리 DAI는 ETH을 담보로 잡는 스테이블 코인에서 출발하였다. 그러나 이후 WBTC, Link 등 담보로 맡길 수 있는 암호화폐의 종류를 늘렸다. 그리고 최근에는 현실의 자산들(Real World Assets, 줄여서 RWA)까지 담보로 받기 시작하였다. 현재 DAI의 발행 방식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 Vault

가장 기본적인 DAI 발행 방식이다.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https://oasis.app/borrow을 방문하여 Vault를 만들어서 자신이 원하는 담보를 맡기고 DAI를 대출 받을 수 있다. 이때 최소 담보 비율이라는 것을 맞춰서 담보물을 제공해야 한다. 가치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달러와 다르게 ETH, WBTC 등의 암호화폐 담보는 그 가격이 시시각각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DAI가 USDT, USDC와 같이 담보 비율을 100%에 맞추면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할 때 큰 손실을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MakerDAO 측은 최소 담보 비율을 150% 이상으로 설정하고 있다. 이는 만약 내가 100 DAI를 빌리고 싶으면 $150 가치에 해당하는 ETH를 담보로 맡겨야하는 뜻이다.

Vault의 모습 (출처: Oasis)

이렇듯 과담보 대출로 DAI를 발행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맡긴 담보물의 가치가 결국 빌린 DAI의 가치보다 낮아질 위험에 처하면, 내가 맡긴 담보물이 시스템에 의해서 자동적으로 청산된다. 그렇기 때문에 DAI를 대출하여 사용할 때는 항상 청산의 위험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2) PSM

PSM은 Peg Stability Module의 약자이다. PSM은 이용자들이 DAI를 USDC,USDP, GUSD 등의 스테이블 코인과 교환할 수 있는 DEX이다. 담보물을 맡겨야 DAI를 얻을 수 있는 Vault와 달리 PSM에서 이용자들은 DAI와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을 언제든지 1:1로 교환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청산이 존재하지 않는다. DAI의 PSM는 Stability Fee, DAI Saving Rate와 더불어서 DAI의 $1 페그를 유지하는데에 사용된다. PSM의 존재 덕분에 MakerDAO의 담보자산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3) RWA 

RWA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Real World Assets의 줄임말로 현실의 자산들을 의미한다. 원래는 가상자산만을 담보로 취급하던 MakerDAO가 작년부터 부동산, 기업 어음 등의 현실 자산들을 담보로 DAI를 발행하기 시작하였다. New Silver, ConsolFreight, Harbor Trade Credit, Fortunafi 등의 회사들에 대출을 해줄 때는 Centrifuge 프로토콜이라는 서비스를 이용하여 RWA 들을 토큰화하여 담보로 받은 후 DAI를 제공하였다 (Centrifuge 프로토콜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상에서 RWA들을 토큰화하여 발행하는 플랫폼이다. Centrifuge는 Tinlake라는 탈중앙화된 마켓플레이스도 운영하여 이용자들이 토큰화된 RWA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6s Capital과 Huntingdon Valley Bank에 DAI를 제공할 때는 Centrifuge를 통해서 RWA을 토큰화하는 형태가 아닌, MakerDAO Bank Participation Trust(MBPTrust)라는 델라웨어 법정 신탁을 만들어서 계약을 진행하였다. MBPTrust는 MakerDAO의 대리인으로서 6s Capital과 Huntingdon Valley Bank와 모든 상업적 문제를 전담하고 DAI의 발행 및 폐기를 감독하는 중개자 역할을 진행한다. 이러한 계약을 통해서  6s Capital과 Huntingdon Valley Bank은 상업용 부동산 및 기업 대출을 담보로 DAI를 대출 받았다.

MakerDAO Bank Participation Trust (출처: Messari)


- 유통량

2022년 8월 9일 기준으로 유통량이 $7.5B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10B 이상까지 유통량이 늘었으나 Terra 사태 이후 유통량이 감소하였다.


- 수익원

(1) Vault: 대출 이자

이용자들은 DAI를 대출 받기 위해서 Stability Fee라는 일종의 이자를 MakerDAO에 지급하여야 한다. Stability Fee는 현재 0.5% 수준인데 이는 유동적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서 청산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아니라면 원래는 MakerDAO의 주된 수입원이다. 하단의 그래프의 초록색이 대출 이자에 대한 수익이다.

MakerDAO의 수익 (출처: Dune @sebventures)

(2) Vault: 청산 비용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내가 맡긴 담보물의 가격이 하락하여 빌린 DAI의 가치보다 낮아질 위험에 처하면 담보물에 대한 청산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때 MakerDAO측에서 청산을 진행하면서 Liquidation Fee를 청구한다. 즉, 청산이 일어나게 되면 Liquidation Fee까지 포함하여 내가 빌린 DAI보다 더 많은 DAI를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의 Liquidation Fee는 13% 수준이며 위의 그래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것이 Liquidation Fee로 MakerDAO가 얻은 수익이다.


(3) PSM: 트레이딩 수익

PSM을 통해서 USDC 등의 스테이블 코인을 DAI로 바꿀 때 0.1%의 수수료가 발생한다. 이 수수료 또한 MakerDAO의 수익으로 잡힌다.

MakerDAO의 PSM 수익 (출처: Dune @sebventures)

(4) RWA: 대출 이자

RWA을 담보로 기업들에게 DAI를 빌려줄 때도 Vault와 마찬가지로 대출 이자 수익을 올린다. 이때 Vault의 0.5%의 이자보다 높은 이자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 예로, MakerDAO는 연간 3%에 가까운 이자를 지급 받는 조건으로 Huntingdon Valley Bank에 $100M 규모의 DAI를 대출해주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렇듯 일반 Vault보다 높은 이자를 받기 때문에 RWA가 MakerDAO가 가지고 있는 총 담보의 1%밖에 안 되지만, 전체 매출의 10%를 담당하고 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이 안 좋아지면서 RWA을 기반으로 한 대출이 벌어다주는 매출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MakerDAO의 매출 추이 (출처: Messari)


- 시사점

DAI는 2017년 첫 출시 이후 꾸준하게 성장하여 현재는 법정화폐담보형이 아닌 스테이블 코인들 중 유통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현재는 RWA들을 담보로 잡기 시작하는 등 변화의 기로에 서있다. RWA들을 담보로 잡고 대출을 해주는 것이 지금과 같이 암호화폐 장이 좋지 않을 때 매출을 증가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은 맞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DAI의 탈중앙성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킨다. RWA들을 받기 시작하는 순간 담보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속한 나라의 법적인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받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RWA들의 적정한 가격을 책정하는 오라클과 RWA 담보들을 즉각적으로 청산시킬 수 있는 스마트 컨트랙트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앙화된 기관들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또, PSM으로 인해서 DAI의 담보물에서 USDC가 차지하는 비중이 33%를 차지하게 된 점도 탈중앙성에 대한 우려를 증가시킨다 . USDC는 Centre라는 중앙화된 기관이 운영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면서 미국 정부의 철저한 감시 아래에 있다. 위의 Tornado Cash의 사례처럼 Centre는 언제든지 특정 지갑에 들어있는 USDC를 동결시킬 수 있다. 지금은 그럴 확률이 커보이지 않지만 언젠간 MakerDAO와 미국 재무부 사이의 분쟁이 발생했을 때, MakerDAO의 Treasury 안에 있는 USDC가 동결되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DAI는 스마트 컨트랙트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탈중앙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목표를 내세웠지만 현재 탈중앙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DAI의 담보 중 USDC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출처: Daistats)


3. FRAX

- 발행 방식

FRAX는 USDC와 FRAX 생태계의 거버넌스 토큰인 FXS를 담보로 하는 부분적인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다. 최초에 FRAX가 발행될 때는 USDC 담보 비율이 100%였다. 이렇게 처음 발행된 이후에는 알고리즘을 통해 거버넌스 토큰인 FXS 또한 부분적으로 담보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1 Frax는 기본적으로 $1의 가치를 가진다. FRAX도 DAI나 USDC처럼 담보를 기반으로 발행된다. FRAX의 경우는 담보를 USDC와 FXS로 지불해야 한다. 이때 담보로 지불해야하는 USDC와 FXS의 비율을 '담보 비율(collateralization ratio)'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만약 담보 비율이 90%라면 1 FRAX를 발행하기 위해서는 0.9 USDC와 $0.1만큼의 FXS를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FRAX의 담보 비율이 현재는 90.5%이다 (출처: FRAX Finance)

담보 비율은 FRAX의 가격과 Growth Rate 등에 의해서 끊임 없이 조정된다. 이렇듯 담보 비율이 계속해서 변화하기 때문에 그에 따라 담보 자산의 양도 지속적으로 조정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해서 도입된 것이 재담보화와 바이백이다. 재담보화는 담보자산이 담보 비율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유저가 부족한 만큼의 담보자산을 채워넣는 대가로 추가적인 FXS 보상을 받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을 통해 차익 거래자들이 활발하게 재담보화를 진행하게 되어 결국 부족한 담보는 채워지게 된다. 반면 바이백은 담보 자산이 담보 비율을 초과할 때 자신이 가진 FXS와 초과 담보를 교환할 수 있는 기능이다. 해당 기능은 재담보화와 달리 추가적인 보상을 주지 않지만 FXS를 소각해서 FXS의 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 유통량

2022년 8월 9일 기준 FRAX의 유통량은 $1.4B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폭발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3B에 가까운 유통량을 기록하기도 하였지만 Terra 사태 이후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우려로 유통량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다.


- 수익원

'Mint & Redeem Fee' 그리고 'AMO 수익'을 통해서 FRAX는 2022년 8월 3일에서 2020년 8월 9일 총 7일간 $88,632의 수익을 올렸다 (출처: Dune @seba). 이는 1년으로 환산하면 $4.6M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물론 이 금액이 모두 팀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고, FXS 구매하여 소각하거나 FXS 홀더들에게 보상으로 지급하는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1) Mint & Redeem Fee

FRAX를 발행하고 싶거나, FRAX를 소각하고 담보물을 반환하고 싶을 때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때 수수료의 크기는 0.20%~0.45% 사이의 값으로 프로토콜이 조정한다. Mint는 FRAX의 가격이 $1.0033 초과일 때만 진행할 수 있고, Redeem은 FRAX의 가격이 $0.9933 미만일 때만 진행 할 수 있다. 현재 FRAX의 가격이 $1.0015이기 때문에 Mint와 Redeem 모두 진행할 수 없다. 

FRAX가 특정 가격 밴드에 있을 때는 Mint와 Redeem을 진행할 수 없다 (출처: Frax Finance)


(2) AMO 수익

위에서 FRAX의 발행 방식을 설명할 때 재담보화와 바이백 기능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부족한 담보는 추가적인 FXS를 지급하는 재담보화 기능을 통해서 빠르게 채워지지만, 바이백 기능은 추가적인 보상이 없기 때문에 초과 담보는 곧바로 제거되지 않는다. 바로 이 지점에서 AMO가 등장하였다.AMO는 Automatic Market Operation module의 약자로, FRAX와 초과 담보자산이 DeFi 생태계에서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모델이다. 대표적으로 Lending AMO, Investor AMO, Curve AMO 등이 있다. Lending AMO는 담보비율을 초과하는 USDC를 통해 FRAX를 발행해서 AAVE와 같은 대출 프로토콜에 대출풀을 만들고 유저들에게 대출 이자를 받는 모델이다. Investor AMO는 담보 비율을 초과하는 USDC를 Aave, Compound, Yearn 등의 외부 디파이 프로토콜에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모델이다. 마지막으로, Curve AMO는 담보 비율을 초과하는 USDC를 FRAX3CRV 풀에 예치하여 거래 수수료를 벌어들이는 모델이다. 현재는 Mint & Redeem Fee보다 이러한 AMO들을 통해서 프로토콜이 벌어들이고 있는 수입이 많다.

AMO의 모습 (출처: FRAX Finance)


- 시사점

FRAX는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지만 UST와 같은 카테고리로 묶기에는 무리가 있다. 세뇨리지 수익을 통해서 가격을 유지했던 UST와 다르게 FRAX는 알고리즘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발행량 이상의 담보를 항상 가지고 있다. 물론 FXS의 가격이 급락하면 FRAX도 위기를 겪을 수는 있지만 USDC를 통한 담보 비율이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UST와 같은 몰락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FRAX에도 약점은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담보로 너무나 많은 USDC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의 DAI 사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Centre가 언제 특정 지갑에 들어있는 USDC를 동결시킬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리스크가 있다. 물론 USDC가 현재 존재하는 스테이블 코인 중 가장 안정성이 높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미국 재무부의 눈치를 많이 보는 Centre가 발행하는 담보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은 탈중앙성에 큰 감점 요소이다. 또, 어차피 USDC를 통한 담보 비율을 90% 가까이 유지할 것이면 USDC를 이용하는 것이 낫지 굳이 사용처도 적은 FRAX를 발행하여 사용할 유인이 적어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마치며


이렇듯 우리는 다양한 스테이블 코인들이 수익을 내고 있는 방식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구체적인 발행 방식과 운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결국 위에서 살펴본 3가지 종류의 스테이블 코인 모두 담보물 운용 수익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수익성의 측면에서만 바라본다면 위의 3가지 스테이블 코인들 중에서 USDC의 수익률이 가장 좋을 수밖에 없다. 블록체인 위에서 주로 낮은 이자율을 지급 받는 DAI나 초과 담보물만을 이용해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FRAX와 달리, USDC는 그 담보물들이 현실 세계에 존재하여 비교적 이자율이 높으면서 안정적인 T-Bills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USDC가 3가지 스테이블 코인들 중에서 가장 탈중앙성은 낮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용처가 가장 많아 사용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 컨트랙트, 알고리즘 등 탈중앙적이고 프로토콜 경제적인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나머지 두 스테이블 코인과는 다르게, 애초에 USDC는 사용성과 신뢰를 무기로 삼고 있다 (it's a faster, safer, and more efficient!).



Korean Blockchain Week의 열기가 아주 뜨겁다. 뛰어난 연사들의 강연이 많았지만 필자는 특히 비탈릭이 이번주 KBW에서 연사로서 이더리움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한 강연이 인상 깊었다. 비탈릭은 이더리움의 Merge가 완료되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스케일링이 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는 Proto-Danksharding과 Roll-Up Compression 등을 통해서 이더리움의 트랜잭션 비용이 미래에는 $0.002-0.005 수준으로 매우 저렴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낮아진 가스비를 바탕으로 2018년 이후 높아진 가스비 때문에 어려워졌던 암호화폐 결제가 다시 주목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공유했다.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결제 및 송금이 암호화폐의 성공적인 첫번째 Use Case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전적으로 그의 의견에 동의가 되면서 하루라도 빨리 이더리움의 가스비가 그정도 수준으로 낮아지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더리움이 $0.002-0.005 수준의 가스비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면 남미,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등 경제적으로 소외된 계층이 많은 지역들에서 적극적으로 이더리움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결제 및 송금이 도입될 것이 분명하다. 필자는 해당 문제를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팀이 가장 먼저 암호화폐 서비스로는 사용자 1억명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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