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회사 생존 설명서
상사는
일 잘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게 아니다
상사는
대답 잘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약간 어그로 같지만
누군가 사회생활에서 제일 중요한 게 뭐냐고 물으면
나는 자신 있게 말한다.
대답!
대답만 잘해도 곧 이런 소릴 들을 수 있다.
“저 친구는 참 애티튜드(=자세)가 좋아.”
애티튜드! 일의 결과와 상관도 없는... 이 얼마나 마법 같은 단어람?
언뜻 상사는 일 잘하는 후배를 좋아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내가 회사를 다니며 관찰한 결과,
이 ‘애티튜드’가 좋은 사람을 가장 뽑고 싶어 한다.
일은 꽤 하는데 자세가 안 된 후배보다
좀 서툴러도 빠릿빠릿하고 열정과 의지가 보이는 사람이 뭐든 같이 하기 편하니까.
(스펙 보고 면접 보고 들어오니 일하는 건 다 고만고만하기도 하고,
자세가 좋으면 일도 빨리 배운다.)
그리고 훌륭한 애티튜드는 곧 좋은 대답에서 시작된다.
*중증 넵병에 걸린 우리 모두를 위해 예시엔 넵을 적용ㅎ
: 요청 사항을 반복해서 말하되, 구체적인 내용으로 양념을 친다.
▶팀장: 오늘 받은 자료 정리 좀 해주세요.
① 넵! (80점)
② 넵! 정리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90점)
③ 넵! 정리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엑셀에 연도별로 정리할게요! (100점)
요청 사항을 반복하고 + 구체적인 말을 덧붙이면
왠지 모르게 일을 더 체계적으로 하는 사람처럼 보인다. (보이는 것 매우 중요)
실제로 듣는 이를 안심시키기도 한다.
‘내 말이 확실히 입력됐구나.’ 싶기 때문.
▶팀장: 아, 연도별 말고 업체별로 정리해 줘요.
서로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을 미리 짚어서
일을 두 번 하는 불상사도 막을 수 있다.
: 뭘 물어보면 안 물어본 것까지 대답한다.
▶팀장: 저번에 A업체랑 미팅한 거, 다음 미팅 잡혔어요?
① 넵! (30점)
② 넵! 차주 화요일 3시로 잡혔습니다. (80점)
③ 넵! 차주 화요일 3시로 잡혔습니다. 만나면 논의했던 내용 중 ~~ 부분을 확정하려고요. (100점)
팀장도 미처 까먹고 묻지 않은 부분을 먼저 얘기하면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군' 한다.
이런 대답은 중간보고의 기능도 하는데,
중간보고는 아무리 오바해도 지나치는 법이 없더라...
가능한 많이 말하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 모르는 건 답을 찾아온다. 늘 그랬듯이..
상사 특: 나도 모르겠는 거 자꾸 물어봄
▶팀장: 이 이미지 써도 되나? 저작권에 안 걸릴까?
① ㅎㅎ확실치 않네요.. (0점)
② ㅎㅎ확실치 않네요.. 한번 알아볼까요? (60점)
③ 확실치 않은데 제가 지식 재산권 담당 부서에 문의드리고 답변받아 볼게요! (100점)
사실 상사가 묻는 질문 중엔
100% 확신할 수 없는 게 많을 거다. (난 그렇더라..주륵)
진짜 알고 있나? 싶어서 묻기도 하지만
알아보라고 시키는 것의 다른 표현 방식이기도 하다는 걸 잊지 말자.
듣는 후배는 성격상 애매한 걸 확답하기 어려울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50%만 맞는 것 같아도 그렇다고 답하던데 이것도 능력이다)
괜히 아는 척했다가 나중에 일이 커지는 경우도 있다.
확실하지 않을 땐 차라리
'어떤 방법으로 알아오겠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추천.
쓰다 보니 꼰대 같지만
선배도 있고 후배도 받아보니
이런 후배는 일 좀 못하더라도 싫을 수가 없었다.
저렇게 대답하는 사람 치고 일을 못하기도 어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