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비혼라이프
<나는 40대 여자입니다>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나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지만
결국 ‘40대 여자’만큼 간단한 단어가 없다는 생각에 씁쓸해집니다.
여기에 ‘싱글’이라는 단어를 더하면
남녀노소 누구든 고개를 끄덕이겠지요.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10년 가까이 함께한 남자가 있습니다.
저는 나이 든 수컷 강아지를 돌보며 지내고,
그는 고령의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40대 남녀가 결혼하지 않은 이유>
오랜 시간 함께였지만, 결혼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다면
딱히 대답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 않은 이유’가 있기보다는,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가 더 맞는 말입니다.
그게 저의 입장이지만, 그의 생각은 잘 모르겠습니다.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깊이 대화해 본 적은 없거든요.
남은 인생을 함께해도 좋겠다고 처음으로 생각한 사람을 만났을 때,
저는 이미 아이를 낳기 어려운 나이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를 원했다면, 그때 결혼을 서둘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제대로 살고 싶었지만, 그냥 살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가장 고통스러웠던 10대를 겨우 보내고,
어영부영 사회에 나와 이유 모를 세상의 싸대기를 맞던 20대를 거쳐.
세상을 다 깨달은 것만 같았던 30대 중반부터는
‘행복하지도 않은 이 삶을 왜 살아야 할까, 나는 왜 태어나서 이렇게 고통을 겪는가’ 하는 의문에 깊이 빠졌습니다.
그 상태에서 아이를 낳는 건,
불행한 인간을 하나 더 만드는 일 밖에 안된다는 생각에
연애도 결혼도 일찌감치 포기해 버렸죠.
그래도 죽을 수는 없어서 어떻게든 잘 살아보려고 애썼지만,
현실은 제 바람만큼 쉽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결국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살자’는 결론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억지로라도 감사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순간이 있었거든요.
어쩌면 이 감사하는 삶으로 이끈 것은
제 자아일 수도, 수호천사일 수도, 하나님일 수도 있겠지요.
‘잘 사는 것처럼 보이는’ 평범한 인생의 과정들을
과감히—or 어쩔 수 없이—포기한 뒤,
외롭더라도 내 길을 가겠다며 세상에 조용히 욕을 날렸습니다.
그리고 그 직후, 작은 선물처럼
저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름이란 뭐지?
장미라 부르는 꽃을 다른 이름으로 불러도
아름다운 그 향기는 변함이 없는 것을……
윌리엄 셰익스피어 (로미오와 줄리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