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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채 Jul 11. 2024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가해자(유튜버 쯔양 라이브)

넌 벌 받아야지.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유튜버들 사이의 사건사고가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요즘 들어 그 시끌벅적함이 더욱 심해진 것 같다. 아마도 유튜브로 벌어들이는 돈이 커지면서 너도나도 유튜브에 뛰어들고, 높은 조회수를 위해 목숨을 거는 일이 많아져서 그런 것 같다. 이런 일들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냥 지나치기 힘든 사건이 터져버렸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tzuyang6145




구독자 1,020만 명을 자랑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 쯔양 님. 그녀의 명성은 알고 있었지만, 영상을 본 적은 없었다.(유튜브는 대부분 역사, 심리학 등과 관련된 것만 자주 보다 보니.) 그러다 오늘 <모두 말씀드리겠습니다>라는 영상을 통해 쯔양 님을 처음 보게 되었는데, 이 영상을 보고 눈물을 참느라 꽤 애를 먹었다.




출처 : 네이버 '쯔양' 검색




쯔양 님은 천만 유튜버로 많은 사랑을 받는 스타지만, 그녀의 고백은 내게 아주 큰 충격을 주었다. 인스타그램과 다른 사이트에서도 쯔양 님과 관련된 타임라인이 정리되어 있어서 보았는데, 살면서 절대 일어나 설 안 될 일들이 쯔양 님에게 일어났다.




출처 : @tzuyang6145




나 또한 스토킹, 협박, 저격 등 다양한 일을 겪어 보았다. 돌아보면 그때 '신고해야겠다'라는 생각은 하지도 못할 만큼 두려움에 떨곤 했다. 매일이 살얼음판이고 공포의 연속인데, 어떻게 '신고해야지, 증거 모아야지, 복수해야지' 등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당시의 나는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것만으로도 힘겨웠다. 아니,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출처 : 무한도전




가해자는 절대 자신이 나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해자들의 사고방식을 일반인의 사고방식으로 이해하려고 하면 일반인이기를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 내게 협박하고 거짓 선동을 주장한 사람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잘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당시 피해자인 나를 협박해 거짓 사과까지 받아내는 비인격적인 일까지 일삼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사과받고 싶어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심리일까? 이는 심리학적으로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의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정당화하거나 피해자를 비난하는 경향이 있다. 사건에 대한 자기 정당화(자기 합리화)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도모하는 것으로 끝까지 가해자는 가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출처 : 뤼튼




이런 경험을 통해 깨달은 것은 여러 가지다.



그중 몇 가지를 이야기하자면 첫째, "피해자인데 왜 당당하지 못했냐고 피해자를 나무라는 사람은 믿거하라"는 것이다. 사건의 피해자를 탓하며 가해자를 두둔한다는 것은 가해자와 유사한 사고를 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가해자가 바뀌길 기대하지 말자"는 것이다. 가해자는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니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가해자가 된다. 가해자가 미안해할 사람이었다면 애초에 죄를 짓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한때는 가해자가 미안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나를 협박해 사과를 받아내는 모습에 치를 떨었다.



이는 '인지 부조화'와 '자기 합리화'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내게 사과를 받은 가해자는 "네가 잘못했으니까 사과하잖아"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그 사람 주변 사람인은 내 근황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인지 느닷없이 접근하곤 했다.



따라서 가해자가 변할 가능성은 낮으며, 피해자는 가해자의 변화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을 보호하고 치유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셋째, "2차 가해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된다"라는 것이다. 피해자를 협박하여 제삼자가 이득을 취하려는 행위나, 가해자를 돕기 위해 피해자를 음해하는 등 2차 가해를 하는 사람은 절대 정상이 아니다. 내게도 2차 가해를 가했던 사람이 있는데 끝까지 거짓말로 선동하며 자신의 2차 가해가 어떤 점이 잘못되었는지 조금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질 않았었다.



가해자와 그 주변 사람들이 피해자를 비난하거나 음해하는 경우, 피해자는 자신이 잘못한 것처럼 느끼게 되어 심리적 혼란을 겪는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법적 도움을 받아야 하며, 주변 사람들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사회 전체가 이러한 2차 가해를 방지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출처 : @tzuyang6145




가스라이팅, 협박, 스토킹, 저격, 거짓 선동 등은 단순히 온라인상에서의 일이 아니다. 이는 실제로 우리의 일상과 정신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문제들이다. 나 또한 이러한 일들을 겪으며 많은 상처를 받았고, 지금도 그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이런 경험들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이제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더 단호해질 수 있게 되었다.



피해자로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쉽지 않다. 두려움과 불안, 그리고 가해자들의 보복에 대한 걱정이 항상 뒤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목소리들이 모여 더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피해자들이 더 이상 숨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히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서로를 지켜주고,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리고 떳떳한 가해자 따위가 없는 세상이길 간절히 기도해 본다.




넌 벌 받아야지. 신이 널 도우면 형벌, 신이 날 도우면 천벌.
-더 글로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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