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항상 천천히 걸어갔다.
모든 건 아빠가 길을 만들어주고,
엄마도 길을 치워주었으니.
근데 이게 뭐람, 왜 난 벌써 중학생이야?
초등 6학년때부터 난 학원을 다녔다.
늦게 시작했다고 생각했는데,
빨랐던 걸까.
가끔은 물도 마시고 싶고, 땀도 닦고 싶다.
열심히 달리다가 뒤를 돌아보면
나에게 바보라고 했던 친구가 열심히 달리고 있다.
응, 난 쟤보다 한 수 위야!
라고 생각하다 가끔 위를 본다.
너무 높은 걸까. 그만 보려고 저 앞을 보니 언니가 뛰고 있다.
언니는 엄마가 푹 빠질만한 글을 썼다.
부러웠다.
언니는 그림과 글도 잘 안 써보는데..,
이렇게까지 노력한 나보다 재능이 있네.
나도 언니 나이였다면 그랬을까?
아니다. 절대로. 그건 언니의 장점이자 뿌리니까.
그럼 난 도대체 어디에 서야 할까.
난 아직 재능도 없고 그저 놀고 싶을 뿐인 초등학생인데.
그렇게 열심히 그리던 그림도 다 바보 같다.
권리를 바라면서 노는 날 보면서 나 자신이 한심해질 때도 있다.
내가 그렇게 바라는 애플 본사의 직원도,
너무 큰 꿈인 걸까.
다른 아이들에겐 조롱거리인 걸까.
아빠는 항상 말한다.
꿈을 크게 키워!
그리곤 듣는다.
제라가 너무 큰걸 이루면,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자기 자신이 초라해지니깐 꿈을 집 밟는 거라고.
아무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큰 꿈을 갖는 게 과연 잘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