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배야
카트만두, 네팔에 도착한지
얼마 안 되었는데.
몸이 조금 무거워요
지난밤 화장실을 자주 갔는데
아무래도 배탈이 난 거 같습니다.
아직 몸을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라
밖으로 나가보았어요.
할 일이 조금 있었거든요.
배낭을 들고 나왔습니다.
수선을 좀 해야해요.
출국 하루 전날 배송받은 배낭인데
짐을 하나 둘 담다 보니까
실밥이 바로 터져버리더라고요.
당장 다음날 출국이라 교환도 못하고
그냥 챙겨 나오게 되었는데요
앞으로의 여정을 대비해
늦기 전에 서둘러 고치려고
작은 수선집을 찾아갔습니다.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수선집인데
금방 잘 꿰매 주셨어요
가방을 받고
숙소로 돌아가기 전
근처를 조금 걷고 있는데
몸에 힘이 너무 없어서
금방 숙소에 돌아와
거의 하루종일 누워 있었어요.
잠깐 눈 좀 붙여야지 했던게
깨어보니
해가 저물어있었습니다.
종일 누워있으니 잠도 안 오고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저녁에 산책 조금 하고
다시 돌아와 또 누웠죠.
그리고 이번엔
기절을 해버렸습니다.
이렇게 픽 쓰러져 버리다니
보통 배탈이 아닙니다.
물갈이든 식중독이든
아무튼간에 아주 강력한 놈입니다.
그렇게 쓰러져 있다가
또 배가 아파서 밤 중에 깼습니다.
몸에 열이 엄청 올랐다가요
또 덜덜 떨릴 정도로 추웠다가
머리 아프고, 무기력하고
또 그러다가 화장실 계속 가고
하루도 아니고 사나흘을
그렇게 앓아누웠습니다.
‘병원에 가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사실 병원에 갔어야 했는데.
같은 방에서 지내고 있는
상준형님과 조르죠 아저씨가
약도 구해 주시고, 물도 주시고
이래저래 잘 챙겨주셔서
병원 안 가고 잘 회복했습니다.
여러분들 아니었으면
카트만두에서 병원신세 졌을 거예요.
정말 고마웠습니다.
그렇게 며칠간의 괴로운 시간이 지나가고
몸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밖에 나가서 따듯한 차도 마시고
루파 아주머니네 식당 가서
바나나 들어간 죽도 조금씩 먹습니다.
거울을 보니 살이 꽤나 빠진 거 같은데..
아무튼 고생이 많았습니다.
고생한 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짝짝짝짝
예전에 코로나19로 한창 시끄러웠을 때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이라는 말을
참 많이도 보고 들은 것 같은데
그 말이 더 깊이 있게 다가오는
요 며칠이었습니다.
이젠 또 열심히 움직여야 할 시간입니다.
내일모레부터 트레킹을 가기로 했는데
맛있는 음식 잘 챙겨 먹고
힘을 더 내야겠습니다.
건강이 최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