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리아 반도의 아름다운 도시
마이애미에서 포르투까지는 스위스항공이다.
취리히에 겨우 2시간 경유. 창문 너머로는 온통 겨울왕국이다.
눈 덮인 스위스라니, 멀리 보이는 설산. 저기가 알프스겠구나. 아, 알프스 그리고 스위스.
무미건조한 델타항공만 타다가 스위스항공을 타니 괜히 좋다. 맛있는 초콜릿, 작은 와인도.
그리고, 2시간을 더 날아가서 포르투.
맑은 포루투에서는 할 게 참 많을 것이다. 모로 공원에서 동루이스 다리와 도루강을 내려다보며 버스킹을 듣는다거나, 수정궁정원에서 피크닉 같은 거 말이다. 반짝이는 햇살 속에 자유로운 버스킹과 그리고 오래된 유럽의 도시를 거닐면서 멋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와 나타를.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가 머무른 3일 동안 내내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포르투도 아름답기는 하다. 그러나 우리는 긴 비행과 떠돌이 신세. 비는 내리고 우산은 겨우 두 개다. 겨우 맛집을 찾아 식사를 하고 서둘러 숙소로 돌아온다.
날이 맑기만 하다면, 가만히 집에서 쉬고 있는 것이 어쩌면 불편했을지도.
비가 오는 날씨엔 비를 핑계로 여행 중에 작은 쉼을 가질 수 있다.
차를 마시며 비 내리는 포르투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난 늘 마음이 바쁜데 멍하니 있을 수 있었다.
잃는게 있으면 얻는게 있다.
관리되고 아름다운 공간에 머무는 것도 아름다운 대자연에 머무는 것 못지않다.
포르투의 화사한 얼굴 대신 차분하고 고요한 얼굴을 본 기분이다.